승강기 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독주가 이어졌다.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의 분야에선 오티스와 쉰들러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28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엘리베이터 설치시장에서 현대가 2007년부터 11년째 1위를 지켰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 승강기 전체 시장의 지난해 설치부문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44.1%(2만1397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41.3%)에 비해 3000대 이상 증가한 것이다. 2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5.9%에서 23.7%로 하락했고, 3위 오티스엘리베이터도 11.7%에서 11.6%로 떨어졌다.

승강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그룹에서 현대상선이 빠지고 현대엘리베이터가 주력 기업이 되면서 현정은 회장이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현대엘리베이터가 월간 설치대수 2000대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자 현 회장이 협력사 임직원에게 1만2600여 그릇의 삼계탕을 선물하기도 했다.

티센크루프와 오티스는 시장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내실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티센크루프는 지난해 여의도 파크원빌딩에서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700억원규모의 엘리베이터를 수주했다. 세계 1위 승강기업체인 오티스는 작년 6월 인천 송도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와 첨단 생산시설을 구축키로 하면서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2016년 불과 6대를 설치했던 쉰들러는 지난해 100대를 설치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말 조준희 전 YTN사장을 회장으로 영입해 화제가 된 중소기업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화물용, 장애인용 등 특수분야에서 43대를 설치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 시장에선 현대엘리베이터가 29.7%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38.4%) 보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쉰들러는 9.7%에서 22.3%로, 오티스는 6.0%에서 11.9%로 각각 점유율이 크게 올랐다.점유율 2위는 쉰들러, 3위는 티센크루프(13.6%)가 차지했다.

승강기 유지관리 시장에서는 현대의 독주가 이어졌다. 현대는 14만대, 오티스는 11만대, 티센크루프는 7만8000대, 미쓰비시는 2만1000대, 쉰들러는 1만5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