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합산 소득이 7000만원(연간 기준)을 넘는 신혼부부도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녀가 2명 이상이면 자녀 수에 따라 보금자리론 신청 요건이 완화된다. 28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업무계획’에는 이 같은 내용의 서민·실수요자 주거안정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이 포함됐다.

연소득 7000만원 넘는 신혼부부도 보금자리론 받는다
보금자리론은 연 3.2~3.45%대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 상품이다. 금융위는 이 상품의 가짓수를 늘려 3월 중 ‘신혼부부 전용 보금자리론’과 ‘다자녀 전용 보금자리론’을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 손병두 금융위 사무처장은 “서민·실수요자의 주거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주택금융 상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존 일반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하지만 소득은 있더라도 초기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에게도 주택구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혼인 7년 이내인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전용 상품을 따로 만들고 연소득 기준을 7000만원보다 늘려 잡을 계획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조율 중이다.

다자녀 전용 보금자리론은 자녀 수에 따라 신청 요건을 차등 적용해주는 식이다. 자녀가 많으면 더 넓은 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일반 보금자리론은 대출한도(3억원) 주택가격(6억원) 우대금리 조건(85㎡ 이하) 등의 요건을 갖춰야 했다. 금융위는 자녀가 둘 이상인 가구도 가입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녀 수를 몇 명부터 적용할지, 차등 수준은 어떻게 둘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년 이상 성실하게 부채를 상환해온 신용회복자나 대출을 9개월 이상 꾸준히 갚은 서민금융 이용자의 주거안정을 위한 ‘소액임차 특례보증’도 3월에 도입하기로 했다. 5월에는 2금융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분할상환으로 전환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을 5000억원 규모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령층 주거안정을 위해 연금 수급혜택을 확대하는 주택연금 제도개선 방안을 2분기 중 내놓는다. 현재는 주택에 실제 거주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요양시설 입소나 임대주택 활용 등으로 거주하지 않아도 연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바꾼다.

1인당 3억원으로 제한된 보증한도도 올 상반기 내 개편한다. 보증한도를 확대하는 동시에 상품별 보증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은 보증한도 때문에 전세보증 이용자가 신규 주택을 분양받을 경우 중도금 보증을 추가 이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복수보증이 필요할 때 불편이 없도록 바꾼다는 얘기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