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내달 1일 국내 공식 출시하는 신형 파사트GT. (사진=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이 내달 1일 국내 공식 출시하는 신형 파사트GT. (사진=폭스바겐코리아)
배출가스 조작으로 곤욕을 치른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원숭이로 가스 실험을 한 것이 폭로돼 또 한 번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태가 2월부터 신차 판매를 재개하는 폭스바겐코리아에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신형 차량의 배출가스가 이전보다 줄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인 러브레이스연구소(LRRI)가 유럽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의 의뢰로 기밀실에 원숭이 10마리를 가둬 놓고 하루 4시간씩 자동차 배출가스를 맡도록 하는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NYT는 전했다.

폭스바겐은 가스 실험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성명을 내고 "잘못된 행동과 일부 개인들의 부족한 판단력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특히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 등 독일차 업체들이 자금을 대 만든 EUGT가 독일 아헨공대에 의뢰해 인체 대상 배출가스 유해실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독일 정부도 이들 업체를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BMW와 다임러 측은 "문제의 실험은 불필요하고 혐오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스 실험에 대해선 선을 그었지만, 추후 독일차 업계 전반의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내달 1일 신형 파사트를 출시하면서 2년 만에 판매를 위한 시동을 건다. 모처럼 영업을 재개하는 상황에서 이번 파장이 소비자 민심을 자극하진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에선 관련 기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 게이트 이후 글로벌 시장에 폭스바겐의 재고가 많아졌고 이런 악재가 계속된다면 판매 및 수익성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