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다음달 5일 선보이는 ‘KRX300’ 지수 편입 종목에 셀트리온, 신라젠, 바이로메드, 메디톡스 등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KRX300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의 300개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통합 벤치마크(기준)지수로,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탄생했다.
'KRX300' 종목, 셀트리온·신라젠 포함… 티슈진·펄어비스 제외
한국거래소는 30일 유가증권시장 237종목과 코스닥시장 68종목 등 총 305종목을 KRX300 편입 종목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거래소는 △시가총액 상위 700위 안에 들면서 △거래대금 순위 85% 이내인 종목을 심사 대상으로 삼은 뒤 자본잠식 여부와 유동성(유동비율 20% 미만) 등의 요건을 적용해 편입 종목을 뽑았다.

KRX300 편입 종목의 전체 시총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와 코스닥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1.1%, 8.9%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이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면 코스닥 상장사 비중은 6.2%로 줄어든다. KRX300 편입 종목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84.7%에 달한다.

KRX300은 총 9개의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구성 종목이 많이 편입된 산업군은 자유소비재(57개), 산업재(47개), 정보기술(IT) 및 통신서비스(44개), 헬스케어(42개) 등이다. 셀트리온 등 코스닥 상장 헬스케어 기업 수는 전체의 6.6%에 달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바이오주 강세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50위 안에 드는 종목 가운데 티슈진(5위), 펄어비스(9위), 스튜디오드래곤(13위), 네이처셀(21위), 제일홀딩스(30위), 텍셀네트컴(32위), 텔콘(36위), 지트리비앤티(42위), 나노스(44위), 삼천당제약(48위) 등은 KRX300 편입 종목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코스닥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150에 편입되지 않은 나이스평가정보(74위)와 다우데이타(89위) 등은 새 지수 구성 종목으로 선정됐다.

KRX300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 벤치마크지수인 코스피200을 대체할 지수로 주목받고 있다. KRX300에 편입된 종목에 기관투자가의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KRX300 수익률(편입 종목 주가 상승률 평균)은 24.8%로, 코스피지수(20.2%)와 코스피200(23.2%)을 웃돌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200에 포함되지 않았던 ING생명, DGB금융지주, 두산밥캣, 현대상선, 현대건설기계, 키움증권, 메리츠화재, 하나투어, JB금융, 한진칼, 휠라코리아, NHN엔터테인먼트 등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KRX300 도입에 따른 기관투자가의 코스닥 투자 확대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RX300은 코스닥 종목이 일부 포함된 코스피200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차별성이 없다”며 “연기금도 당장 KRX300을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오는 3월 KRX3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KRX300 구성 종목은 매년 6, 12월 변경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년 20여 개 종목이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노유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