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성 총장 "인천대 논문수 매년 50%씩 늘어… 올해 서울대 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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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개혁 '아이콘' 조동성 인천대 총장
연구 왕성한 조·부교수 비중
서울대 27%, 인천대는 곧 65%
집중연구대학모델로 돌풍
학문 간 칸막이 허문 '대융합 실험'
바이오·로봇·통일후통합 등에 특화
인천대로 몰리는 인재들
UC버클리·예일대 교수도 둥지
신규 임용 경쟁률 100대 1 넘기도
연구 왕성한 조·부교수 비중
서울대 27%, 인천대는 곧 65%
집중연구대학모델로 돌풍
학문 간 칸막이 허문 '대융합 실험'
바이오·로봇·통일후통합 등에 특화
인천대로 몰리는 인재들
UC버클리·예일대 교수도 둥지
신규 임용 경쟁률 100대 1 넘기도
국립 인천대의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조동성 총장(69)이 취임 후 지난 1년4개월 만에 불러온 변화는 가히 ‘혁명’에 가깝다. ‘7 대 3의 법칙’을 뒤집은 게 대표적이다. 정년을 보장받는 정교수가 70%, 논문 활동이 왕성한 조·부교수는 30%에 불과한 대학의 기존 관행을 깨고 있다.
학문 간 칸막이도 과감하게 없앴다. 대학 내 모든 학문을 ‘바이오’라는 단일 주제에 집중시키는 식이다. 조 총장은 이를 ‘집중연구대학’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다. 30일 인천 송도 집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조 총장은 “일본에 도쿄대와 교토대가 있듯이 한국에서 인천대의 경쟁 상대는 서울대”라며 “젊은 교수들로 채워진 인천대가 조만간 서울대를 추월(교수당 SCI급 논문 기준)하는 건 산수만 할 줄 알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변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인천대가 명실상부하게 국립대 법인으로 거듭나는 원년이에요. 시립대에서 국립대로 전환한 게 2013년 1월이지만 작년까진 인천시가 예산을 지원해줬고, 올해부터 처음으로 정부 예산을 받기 시작했죠. 법인으로 전환한 국립대는 서울대와 인천대 두 곳뿐입니다. 서울대에 지면 인천대는 설 자리가 없는 셈이에요. 변화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바꾸고 있나요.
“집중연구대학 모델을 적용하고 있어요. 서울대 같은 곳은 이것저것 다하는 모델이고, 포스텍은 공학에 특화된 대학입니다. 집중연구대학은 특정 분야에 모든 학문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대(大)융합 모델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천대는 특히 바이오(그 외 로봇 스마트시티 통일후통합 중국 해양)에 집중하고 있죠. 공학과의 융합은 기본이고, 영문학과에선 아바타나 클론을 소재로 한 바이오문학을 연구하는 겁니다. ”
▷왜 바이오에 집중하는 건가요.
“송도는 바이오클러스터로 거듭날 잠재력을 갖고 있어요. 제조 공장이 엄청 많습니다. 셀트리온도 인천대 바로 옆에 있죠. 하지만 공장뿐이에요. 연구개발(R&D) 인프라가 없고, 다른 분야와의 협업도 불가능하죠. 오로지 바이오 분야 기업만 있으니까요. 이런 공백을 인천대가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을 겁니다. ”
▷인천대 경쟁력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구조생물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 노벨 생물학상 최종 후보까지 여러 차례 올라 간 김성호 전 UC버클리 교수가 작년 8월에 인천대로 적을 옮겼어요. 전 세계 생물학 교재에 ‘김성호 이론’이 실려 있는 저명한 분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대표를 지낸 우니 카루나카라 예일대 의대 교수도 인천대에 와 있고요. 미국의 유전자 검사업체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이민섭 대표 역시 인천대 바이오 연구의 핵심 멤버예요.”
▷어떤 효과가 나타나고 있나요.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이 김성호 교수가 온 걸 보더니 약대 교수를 인천대로 보내겠다고 하더군요. 김 교수의 지론은 서양 사람과 DNA가 다른 아시아인은 그들만을 위한 약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숙대는 약대가 강하거든요. 인천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 거죠. 또 얼마 전엔 포스텍 신소재공학 교수와 인천대 바이오 교수 간 교차 연구를 하자고 김도연 포스텍 총장과 합의했습니다. 한양대하고도 기계공학과 바이오 융합연구를 하기로 했고요. 김성호 공동연구센터라는 우산 아래 다 같이 모이는 건데 특화라는 건 이처럼 자연스럽게 일어날 때 강점이 생기는 겁니다.”
▷서울대를 경쟁 상대로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국립대 41개 중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곳은 딱 2개예요. 서울대를 이기지 못하면 우린 꼴찌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논문(1인당 SCI급 논문 환산점수 기준)만 보면 서울대 3분의 1 수준에서 절반으로 올라왔습니다. 공대 성장은 훨씬 두드러져요. 서울대가 작년까지 4년간 연 평균 5%씩 증가했는데 인천대는 50%씩 증가했거든요. 아마 올해는 인천대가 서울대를 뛰어넘을 겁니다.”
▷믿기질 않는데요.
“간단한 산수만 할 줄 알면 당연한 거예요. 전체 교수에서 조·부교수가 얼마인지를 알면 답이 금방 나옵니다. 논문은 이들이 주로 쓰거든요. 서울대는 27%고, 인하대만 해도 18%에 불과해요. 우리는 현재 45%예요. 앞으로 인천대의 정교수 비중은 훨씬 줄어들 겁니다. 전임 총장 때 140명을 새로 뽑았고, 저도 작년 70명에 앞으로 3년간 210명을 더 뽑을 예정이거든요. 그러면 조·부교수 비중이 65%로 확 늘어납니다. 논문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겠지요?”
▷양질의 인력이 들어오나요.
“경쟁률이 100 대 1까지 간 학과도 있으니 말 다했죠. 한 자리 뽑는데 보통 90명 정도 옵니다. 시카고대 같은 미국 명문대 학위가 있어도 논문 실적이 없으면 떨어뜨립니다. 서울대 같은 주요대는 제자 중심으로 교수를 뽑아요. 폐쇄적인 구조죠. 인천대엔 그런 게 없습니다. 게다가 입지도 좋은 편이에요. 지원자 중 3분의 1은 지방 등 다른 대학에 있는 현직들이에요. 교수가 한번 자리 잡으면 학교 한 곳에 계속 있는다는 건 옛날 얘기예요.”
▷대학 인력구조의 큰 변화로 보이네요.
“교육계에선 조교수는 정교수로 가기 위한 전 단계로 봅니다. 이걸 확 바꾸고 싶어요. 인천대의 수많은 조교수 중에서 몇몇은 정교수로 승진하겠지만 모두 인천대에 있을 필요는 없겠죠. 다른 대학으로 갈 수도 있고, 창업이나 연구소로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인천대 조교수직(職)을 일종의 플랫폼처럼 만들겠다는 건데요. 학교에서 경로 트랙을 여러 게 만들어줄 생각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시간도 꽤 걸리겠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에요.”
▷지방대가 고사 위기란 우려가 많은데요.
“잘못된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낳은 폐해예요. 지역균형을 형평성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거죠. 가령 바이오만 해도 송도 외에 10개 도시가 특화 지역으로 선정돼 있어요. 대학은 국제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한국의 모든 대학들은 학생 수가 반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각오해야 합니다.이에 대비하기 위해 제 임기 내에 외국인 유학생 수를 6000명으로 늘려놓을 계획입니다.”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이미 중국 옌볜대와 공동학위제를 운영하기로 합의했어요. 훈춘에 있는 옌볜대 분교에 조선족 등 8000여 명의 학생이 있는데 이들이 주요 대상입니다. 주한명예영사단이라는 단체가 있는데 각국 명예영사들에게 1명씩 추천하면 인천대가 매년 장학금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어요. 총 148개국입니다. 이들이 물꼬를 트면 다양한 나라 유학생들이 인천대로 오게 될 겁니다.” 조동성 총장의 파격 실험
총장을 조직도 맨 아래…'톱다운식' 결정 없애
조동성 총장은 ‘전략의 귀재’다. 29세에 서울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된 이후 그의 주 전공도 경영학 내 ‘전략론’이었다. 국내 1위 국립대의 체질을 바꾸고자 서울대 총장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다 운명처럼 인천대를 만났다. 2016년 8월 “연임은 없다”는 선언과 함께 총장에 선출된 그는 인천대를 180도 바꿔놓고 있다.
조 총장의 ‘각오’는 인천대 조직도만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총장직은 피라미드형 조직도의 상단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조 총장은 조직도를 뒤집어 자신의 자리를 맨 아래에 갖다 놓았다. 조 총장은 “더 이상 대학본부는 군림하는 곳이 아니라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새로운 시도에 대한 위험 부담은 대학본부가 감수할 테니 일선에서 변화를 만들어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직도만 바꾼 게 아니라 현실에서도 ‘톱다운’식 의사결정을 없애가고 있다. 인천대에선 ‘서류를 올린다’ ‘지시를 내려보낸다’ 등의 말은 금기어다.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에 맞게 공간도 대폭 바꿨다. 6개 처장실을 하나로 합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대학의 핵심들이라 할 수 있는 처장들이 한 공간에 있다 보니 협업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조 총장 역시 취임하자마자 총장실을 기존의 3분의 1 크기로 줄였다.
접견실로 사용하던 공간은 교직원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박종석 카페’로 꾸몄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진 직원 이름을 본뜬 공간이다. 총장실 비용 일부를 떼어 커피머신 등을 마련해뒀다.
● 조동성 총장은
▲1949년 서울 출생 ▲경기고 졸업 ▲1971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77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박사학위▲1978년 당시 최연소인 29세에 서울대 교수로 임용 ▲2001~2003년 서울대 경영대학장 ▲2004~2005년 한국경영학회장 ▲2014년~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2016년~ 인천대 총장
송도=박동휘/구은서 기자 donghuip@hankyung.com
학문 간 칸막이도 과감하게 없앴다. 대학 내 모든 학문을 ‘바이오’라는 단일 주제에 집중시키는 식이다. 조 총장은 이를 ‘집중연구대학’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다. 30일 인천 송도 집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조 총장은 “일본에 도쿄대와 교토대가 있듯이 한국에서 인천대의 경쟁 상대는 서울대”라며 “젊은 교수들로 채워진 인천대가 조만간 서울대를 추월(교수당 SCI급 논문 기준)하는 건 산수만 할 줄 알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변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올해는 인천대가 명실상부하게 국립대 법인으로 거듭나는 원년이에요. 시립대에서 국립대로 전환한 게 2013년 1월이지만 작년까진 인천시가 예산을 지원해줬고, 올해부터 처음으로 정부 예산을 받기 시작했죠. 법인으로 전환한 국립대는 서울대와 인천대 두 곳뿐입니다. 서울대에 지면 인천대는 설 자리가 없는 셈이에요. 변화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바꾸고 있나요.
“집중연구대학 모델을 적용하고 있어요. 서울대 같은 곳은 이것저것 다하는 모델이고, 포스텍은 공학에 특화된 대학입니다. 집중연구대학은 특정 분야에 모든 학문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대(大)융합 모델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천대는 특히 바이오(그 외 로봇 스마트시티 통일후통합 중국 해양)에 집중하고 있죠. 공학과의 융합은 기본이고, 영문학과에선 아바타나 클론을 소재로 한 바이오문학을 연구하는 겁니다. ”
▷왜 바이오에 집중하는 건가요.
“송도는 바이오클러스터로 거듭날 잠재력을 갖고 있어요. 제조 공장이 엄청 많습니다. 셀트리온도 인천대 바로 옆에 있죠. 하지만 공장뿐이에요. 연구개발(R&D) 인프라가 없고, 다른 분야와의 협업도 불가능하죠. 오로지 바이오 분야 기업만 있으니까요. 이런 공백을 인천대가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을 겁니다. ”
▷인천대 경쟁력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구조생물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 노벨 생물학상 최종 후보까지 여러 차례 올라 간 김성호 전 UC버클리 교수가 작년 8월에 인천대로 적을 옮겼어요. 전 세계 생물학 교재에 ‘김성호 이론’이 실려 있는 저명한 분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대표를 지낸 우니 카루나카라 예일대 의대 교수도 인천대에 와 있고요. 미국의 유전자 검사업체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이민섭 대표 역시 인천대 바이오 연구의 핵심 멤버예요.”
▷어떤 효과가 나타나고 있나요.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이 김성호 교수가 온 걸 보더니 약대 교수를 인천대로 보내겠다고 하더군요. 김 교수의 지론은 서양 사람과 DNA가 다른 아시아인은 그들만을 위한 약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숙대는 약대가 강하거든요. 인천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 거죠. 또 얼마 전엔 포스텍 신소재공학 교수와 인천대 바이오 교수 간 교차 연구를 하자고 김도연 포스텍 총장과 합의했습니다. 한양대하고도 기계공학과 바이오 융합연구를 하기로 했고요. 김성호 공동연구센터라는 우산 아래 다 같이 모이는 건데 특화라는 건 이처럼 자연스럽게 일어날 때 강점이 생기는 겁니다.”
▷서울대를 경쟁 상대로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국립대 41개 중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곳은 딱 2개예요. 서울대를 이기지 못하면 우린 꼴찌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논문(1인당 SCI급 논문 환산점수 기준)만 보면 서울대 3분의 1 수준에서 절반으로 올라왔습니다. 공대 성장은 훨씬 두드러져요. 서울대가 작년까지 4년간 연 평균 5%씩 증가했는데 인천대는 50%씩 증가했거든요. 아마 올해는 인천대가 서울대를 뛰어넘을 겁니다.”
▷믿기질 않는데요.
“간단한 산수만 할 줄 알면 당연한 거예요. 전체 교수에서 조·부교수가 얼마인지를 알면 답이 금방 나옵니다. 논문은 이들이 주로 쓰거든요. 서울대는 27%고, 인하대만 해도 18%에 불과해요. 우리는 현재 45%예요. 앞으로 인천대의 정교수 비중은 훨씬 줄어들 겁니다. 전임 총장 때 140명을 새로 뽑았고, 저도 작년 70명에 앞으로 3년간 210명을 더 뽑을 예정이거든요. 그러면 조·부교수 비중이 65%로 확 늘어납니다. 논문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겠지요?”
▷양질의 인력이 들어오나요.
“경쟁률이 100 대 1까지 간 학과도 있으니 말 다했죠. 한 자리 뽑는데 보통 90명 정도 옵니다. 시카고대 같은 미국 명문대 학위가 있어도 논문 실적이 없으면 떨어뜨립니다. 서울대 같은 주요대는 제자 중심으로 교수를 뽑아요. 폐쇄적인 구조죠. 인천대엔 그런 게 없습니다. 게다가 입지도 좋은 편이에요. 지원자 중 3분의 1은 지방 등 다른 대학에 있는 현직들이에요. 교수가 한번 자리 잡으면 학교 한 곳에 계속 있는다는 건 옛날 얘기예요.”
▷대학 인력구조의 큰 변화로 보이네요.
“교육계에선 조교수는 정교수로 가기 위한 전 단계로 봅니다. 이걸 확 바꾸고 싶어요. 인천대의 수많은 조교수 중에서 몇몇은 정교수로 승진하겠지만 모두 인천대에 있을 필요는 없겠죠. 다른 대학으로 갈 수도 있고, 창업이나 연구소로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인천대 조교수직(職)을 일종의 플랫폼처럼 만들겠다는 건데요. 학교에서 경로 트랙을 여러 게 만들어줄 생각입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고, 시간도 꽤 걸리겠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에요.”
▷지방대가 고사 위기란 우려가 많은데요.
“잘못된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낳은 폐해예요. 지역균형을 형평성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거죠. 가령 바이오만 해도 송도 외에 10개 도시가 특화 지역으로 선정돼 있어요. 대학은 국제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한국의 모든 대학들은 학생 수가 반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각오해야 합니다.이에 대비하기 위해 제 임기 내에 외국인 유학생 수를 6000명으로 늘려놓을 계획입니다.”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은데요.
“이미 중국 옌볜대와 공동학위제를 운영하기로 합의했어요. 훈춘에 있는 옌볜대 분교에 조선족 등 8000여 명의 학생이 있는데 이들이 주요 대상입니다. 주한명예영사단이라는 단체가 있는데 각국 명예영사들에게 1명씩 추천하면 인천대가 매년 장학금을 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어요. 총 148개국입니다. 이들이 물꼬를 트면 다양한 나라 유학생들이 인천대로 오게 될 겁니다.” 조동성 총장의 파격 실험
총장을 조직도 맨 아래…'톱다운식' 결정 없애
조동성 총장은 ‘전략의 귀재’다. 29세에 서울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된 이후 그의 주 전공도 경영학 내 ‘전략론’이었다. 국내 1위 국립대의 체질을 바꾸고자 서울대 총장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다 운명처럼 인천대를 만났다. 2016년 8월 “연임은 없다”는 선언과 함께 총장에 선출된 그는 인천대를 180도 바꿔놓고 있다.
조 총장의 ‘각오’는 인천대 조직도만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총장직은 피라미드형 조직도의 상단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조 총장은 조직도를 뒤집어 자신의 자리를 맨 아래에 갖다 놓았다. 조 총장은 “더 이상 대학본부는 군림하는 곳이 아니라 플랫폼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새로운 시도에 대한 위험 부담은 대학본부가 감수할 테니 일선에서 변화를 만들어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직도만 바꾼 게 아니라 현실에서도 ‘톱다운’식 의사결정을 없애가고 있다. 인천대에선 ‘서류를 올린다’ ‘지시를 내려보낸다’ 등의 말은 금기어다.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에 맞게 공간도 대폭 바꿨다. 6개 처장실을 하나로 합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대학의 핵심들이라 할 수 있는 처장들이 한 공간에 있다 보니 협업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조 총장 역시 취임하자마자 총장실을 기존의 3분의 1 크기로 줄였다.
접견실로 사용하던 공간은 교직원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박종석 카페’로 꾸몄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가진 직원 이름을 본뜬 공간이다. 총장실 비용 일부를 떼어 커피머신 등을 마련해뒀다.
● 조동성 총장은
▲1949년 서울 출생 ▲경기고 졸업 ▲1971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77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박사학위▲1978년 당시 최연소인 29세에 서울대 교수로 임용 ▲2001~2003년 서울대 경영대학장 ▲2004~2005년 한국경영학회장 ▲2014년~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2016년~ 인천대 총장
송도=박동휘/구은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