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내달 1일 사회공헌 회의 직접 참석… "사회적 가치 창출도 딥 체인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한 해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 계획을 점검하는 회의를 주재한다. 사업 모델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모든 과정의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를 강조해온 최 회장이 사회공헌 활동에도 혁신을 주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올해를 ‘뉴 SK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혁신 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사회공헌위원회는 다음달 1일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연다. 당초 최광철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이 주재할 예정이었지만 최 회장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행사 규모가 커졌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물고기를 나눠주는 방식’의 일시적 접근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식’을 전파해 개인과 사회의 변화와 자립을 유도하고 나아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의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해왔다. 최 회장 주도로 마련된 ‘사회성과 인센티브’ 제도가 대표적이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자신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인센티브를 지원해 사회적 기업의 재무적 고민을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SK그룹은 사회성과 인센티브를 통해 2016년 44개 사회적 기업에 26억원을 지원했고 작년엔 93곳에 48억원을 지원했다. SK는 주요 기업이 연말마다 하는 ‘김장 나눔’도 임직원이 참여하는 대신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김치를 구매해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그룹은 올해부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경영 평가에 사회적 가치 기여도를 반영하기로 했다. SK는 지난해부터 외부 컨설팅 등을 거쳐 사회적 가치 핵심 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개발했다.

최 회장은 또 이번에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 추진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기업은 자신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가 함께 쓰는 공유 인프라로 제공함으로써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는 ‘사회적 가치 창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공유 인프라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