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 두 번째)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국민의당·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 두 번째)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국민의당·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 의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여야는 2월 임시국회 첫날 헌법 개정,선거구제 개편 논의 속도 등을 놓고 시작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 병합시행을 목표로 개헌 논의의 속도를 올리자는 여당과 이에 반대하는 야당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30일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이 같은 긴장감이 그대로 노출됐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가 소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는데 지난 1년간의 논의가 있고, 이제는 조문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며 “2월에 속도감 있게 (개헌) 논의를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헌법개정, 정치개혁, 사법개혁 등의 특별위원회가 집권당의 일방적인 입장만 갖고 리드해선 안 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는 분권형 개헌을 성공시킬 수 있는 협치라면 선도적으로 한국당이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권력구조가 빠진 개헌은 안 되고, 국회에서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당론으로 채택하면 헌정특위 논의가 빨라질 것”이라며 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소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는 “(선거구제 개편은) 비례성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희망하지만, 합의가 어려우면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라도 꼭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개헌 주도권 다툼이 심해지면서 한국당은 개헌 정국 주도권 회복을 위해 2월 안에 자체 개헌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도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고 분권형 개헌을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개헌안 도출 의지를 밝혔다.

홍준표 대표가 “개헌은 당의 집약적 의사가 국민 앞에 제시돼야 한다”며 개헌 문제만큼은 의원 개인 소신보다 당론을 따를 것을 주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날 회동에선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회 차원의 결의문을 내자는 안을 논의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회동에 배석한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더 검토하고 논의하자고 했고 특별한 합의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