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일자리 줄이는 '거꾸로 정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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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층에 가장 큰 피해 준 최저임금제처럼
'경제원론' 무시한 간섭주의가 문제 더 키워
경제는 감정이나 이념대로 움직이지 않아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
'경제원론' 무시한 간섭주의가 문제 더 키워
경제는 감정이나 이념대로 움직이지 않아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가장 취약한 계층이 무너지고 있으며 청년실업은 악화되고 있다.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 이후 아파트 경비, 빌딩관리 청소, 숙박, 음식점업 종사자 고용이 감소하고 있으며 학생은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로 역대 최고였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장관들이 최저임금 대책을 홍보하기 위해 자영업 현장을 찾아갔지만 음식점 주인과 종업원으로부터 “세상 물정 모른다”는 핀잔만 들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 관념이 대책을 가로막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장관들을 다그쳤다.
정말 이럴 줄 몰랐나. 최저임금제도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 중 하나다. “최저임금으로 인해 비숙련 노동에 대한 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고용자는 비숙련 노동자를 기계나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로 대체하려고 한다. 그래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비숙련 노동자 고용이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가장 많은 피해를 준다.” 이렇게 모든 경제학 원론에 나와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지금 교과서에 나와 있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그대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관 중에는 경제학 박사도 있고 경제학 교수였던 사람도 있다. 도대체 그들은 과거에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가르쳤나 싶다.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이고, 교과서에는 그렇게 나와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정책을 쓰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한국은 예외일 것이라는 자신들의 희망을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해보기 위함인가.
그리고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은 참 당황스럽다. 민간이 아니면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일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고 많은 국가에서 실제로 드러난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으로부터 더욱 많은 세금을 걷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일자리는 실제로는 민간 부문에서 창출할 일자리를 희생해 만들어진 것이다. 고용의 질만 떨어뜨릴 뿐이고 국가 전체적으로 손해다. 만약 공무원을 늘리는 것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더 문제다. 공무원을 유지하는 것은 민간 부문이다. 공무원 비중이 커질수록 그들을 유지해야 할 민간 부문이 줄어든다. 국가가 유지될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쇠퇴한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로 최저임금과 같은 경제 원리에 어긋난 정책들이 이번 정부 들어서면서 수도 없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상, 노동 양대 지침 폐기,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성과연봉제 폐지, 탈(脫)원전, 공무원 17만 명 증원 등 숨이 막힐 정도다. 이러니 일자리가 생기지 않고 청년실업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대통령이 장관들을 모아 놓고 일자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다그치고 질책해도 일자리는 결코 창출되지 않는다. 감정대로 되지 않는 것이 경제고, 이념대로 되지 않는 것이 경제다. 원리대로 움직이는 것이 경제다. 정말로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 원리에 맞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자기의 자본을 어떤 생산 분야에 투입해야 좋을지, 그리고 어떤 분야의 생산물이 가치를 가장 크게 지니는지에 관해서는 개개인이 어떤 정치가나 입법자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감안해 더 잘 판단할 수 있다. 정치가가 민간인들에게 자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고 지시하려 하는 것은 전혀 필요치 않은 수고를 스스로 떠맡으려 하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한 개인에게는 물론 어떤 위원회나 의회에도 안심하고 위임할 수 없는 권한을 자신이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만이 그 권한을 행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여기는 사람의 손에 권력이 쥐어지는 것만큼 어리석고 위험한 것은 없다.” 지금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간섭을 줄여야 한다.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jwan@khu.ac.kr >
상황이 이에 이르자 장관들이 최저임금 대책을 홍보하기 위해 자영업 현장을 찾아갔지만 음식점 주인과 종업원으로부터 “세상 물정 모른다”는 핀잔만 들었다. 그리고 대통령은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 관념이 대책을 가로막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장관들을 다그쳤다.
정말 이럴 줄 몰랐나. 최저임금제도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 중 하나다. “최저임금으로 인해 비숙련 노동에 대한 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고용자는 비숙련 노동자를 기계나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로 대체하려고 한다. 그래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비숙련 노동자 고용이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가장 많은 피해를 준다.” 이렇게 모든 경제학 원론에 나와 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지금 교과서에 나와 있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그대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관 중에는 경제학 박사도 있고 경제학 교수였던 사람도 있다. 도대체 그들은 과거에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가르쳤나 싶다.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이고, 교과서에는 그렇게 나와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정책을 쓰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한국은 예외일 것이라는 자신들의 희망을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해보기 위함인가.
그리고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은 참 당황스럽다. 민간이 아니면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일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고 많은 국가에서 실제로 드러난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으로부터 더욱 많은 세금을 걷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일자리는 실제로는 민간 부문에서 창출할 일자리를 희생해 만들어진 것이다. 고용의 질만 떨어뜨릴 뿐이고 국가 전체적으로 손해다. 만약 공무원을 늘리는 것을 선택한다면 그것은 더 문제다. 공무원을 유지하는 것은 민간 부문이다. 공무원 비중이 커질수록 그들을 유지해야 할 민간 부문이 줄어든다. 국가가 유지될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쇠퇴한 나라가 한둘이 아니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로 최저임금과 같은 경제 원리에 어긋난 정책들이 이번 정부 들어서면서 수도 없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상, 노동 양대 지침 폐기,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성과연봉제 폐지, 탈(脫)원전, 공무원 17만 명 증원 등 숨이 막힐 정도다. 이러니 일자리가 생기지 않고 청년실업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대통령이 장관들을 모아 놓고 일자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다그치고 질책해도 일자리는 결코 창출되지 않는다. 감정대로 되지 않는 것이 경제고, 이념대로 되지 않는 것이 경제다. 원리대로 움직이는 것이 경제다. 정말로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제 원리에 맞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자기의 자본을 어떤 생산 분야에 투입해야 좋을지, 그리고 어떤 분야의 생산물이 가치를 가장 크게 지니는지에 관해서는 개개인이 어떤 정치가나 입법자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감안해 더 잘 판단할 수 있다. 정치가가 민간인들에게 자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고 지시하려 하는 것은 전혀 필요치 않은 수고를 스스로 떠맡으려 하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한 개인에게는 물론 어떤 위원회나 의회에도 안심하고 위임할 수 없는 권한을 자신이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만이 그 권한을 행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여기는 사람의 손에 권력이 쥐어지는 것만큼 어리석고 위험한 것은 없다.” 지금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간섭을 줄여야 한다.
안재욱 < 경희대 교수·경제학, 한국제도경제학회 회장 jwan@kh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