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커넥트, 메디블록, 마켓컬리, 지그재그, KSV, 룩시드랩스, 원티드랩, 센드버드, 베스핀글로벌, 엑스브레인….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2018년 주목할 한국 스타트업 열 곳'이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올해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꼽은 주인공들이다. 이 매체는 "한국 스타트업 업계는 2015년을 마지막으로 새로 떠오르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이 없는 가뭄을 겪었다"면서도 "강력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면서 생태계에 다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켓컬리
마켓컬리
포브스에 따르면 하이퍼커넥트가 2015년 내놓은 채팅 앱(응용프로그램) '아자르'에서는 300억건에 가까운 매칭이 이뤄졌으며, 인앱 구매(앱 내에서 유료 아이템 결제)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업체로, 최근 가상화폐공개(ICO)로 3000만달러를 조달해 주목받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유기농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배송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유명 백화점과 경쟁구도를 만들었으며 신세계가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지그재그는 한국의 비주류 패션업체들을 하나의 e커머스 플랫폼에서 연결함으로써 20대 여성의 75% 이상이 방문하는 인기 앱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KSV는 국내 e스포츠팀을 인수해 세계적 챔피언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6개월의 짧은 역사에도 해외 게임계에서 벌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룩시드랩스는 뇌파와 동공의 움직임을 파악해 사용자의 감정을 읽는 가상현실(VR)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8월 룩시드랩스 연구소를 찾아 임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8월 룩시드랩스 연구소를 찾아 임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원티드랩은 헤드헌팅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지인 추천 기반의 채용 서비스로, 국내에 이어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센드버드는 e커머스부터 은행에 이르기까지 6000여개 이상의 앱에 채택된 채팅 API로, 동시에 100만명 이상의 대화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베스핀글로벌은 한국과 중국에서 200개 이상 고객사를 확보한 B2B(기업 간 거래) 클라우드 스타트업으로, 올해 사업을 다섯 배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엑스브레인은 코딩 지식이 없는 사람이나 인공지능(AI)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힘든 중소기업도 머신러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다리아'를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브스는 올해 한국 스타트업 업계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봤다. "2016년 열풍이 일었던 VR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속속 성과를 내고 있고, 암호화폐 규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연간 매출이 80% 급증한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 월간 거래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선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 등은 "유니콘으로 가는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