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일본에서 가상화폐 사업에 진출한다.

네이버는 일본에 본사를 둔 라인이 가상화폐 기반의 금융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회사 ‘라인 파이낸셜’을 설립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자본금 규모는 50억엔(약 491억원)이다. 라인 파이낸셜은 일본 금융청에 가상화폐 교환업자 등록을 신청하고 현재 심사를 받고 있다. 이날 발표로 라인 주가는 일본 증시에서 장중 4.5% 이상 급등했다.

라인은 전 세계에서 1억700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다. 2014년 12월에는 모바일 송금 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를 앞세워 금융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는 4000만 명에 이른다. 이 중 일본 가입자가 3000만 명으로 7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사용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결제액이 4500억엔을 넘어섰다.

신설한 라인 파이낸셜은 메신저 서비스를 토대로 가상화폐 교환 및 거래소 운영, 대출, 보험 등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 분야 연구개발(R&D)도 확대하고 있다. 라인은 “라인페이에 이어 가상화폐 등을 통해 금융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현금이 필요 없는 미래 핀테크(금융기술) 시대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라인이 앞으로 홍콩과 룩셈부르크로 거래소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네이버는 한국에서의 가상화폐 서비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본은 가상화폐거래소가 제도화된 반면 국내에서는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며 “국내 서비스 계획은 없다”고 했다.

라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메신저 업체 상당수가 가상화폐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확보한 방대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금융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에 특화된 메신저인 텔레그램은 ‘그램(Gram)’이라는 자체 가상화폐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 1·2위 메신저(와츠앱·페이스북 메신저)를 운영하는 페이스북도 올해 가상화폐 도입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