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가 입원환자 등 190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최악의 참사로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세종병원 운영 실태 전반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예고된 참사였나…경찰, 세종병원 운영 전반 살핀다
경찰은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정밀 분석해 세종병원이 그간 어떻게 운영돼 왔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다.

특히 물리치료사로 알려진 손모(56) 효성의료재단 이사장이 의료법인을 만들어 병원을 개설·운영하는 등 사실상 '사무장 병원' 형태로 운영한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로 했다.

사무장 병원의 경우 전반적 운영이 환자 유치 등 수익 증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각종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종병원은 개원 이후 병실·병상 수를 배 넘게 늘리면서도 의료인은 적정 기준에 크게 못미쳤다.

여기에다 불법 증·개축, 방화문 미설치 등 포함해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안전은 소홀하기 짝이 없었다.

경찰은 이를 규명하려고 지난 29일 손 이사장 자택, 차량, 휴대전화, 재단 사무실 등 11곳을 압수수색했고 병원 관련 계좌 등도 확보했다.

경찰은 "모든 것은 손 이사장이 결정했다"는 세종병원 석모(54) 병원장 진술 등을 토대로 손 이사장이 운영 전반을 좌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도움을 받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은 또 피의자 신분인 손 이사장, 석 병원장, 김모 총무과장(38·세종병원 소방안전관리자)들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로 전환한 만큼 사실상 이들 중 일부에 대한 신병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밖에도 과실 정황이 여럿 드러난 상황이어서 혐의 적용 내용과 처벌 수위와 범위 등을 가리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압수물들을 정밀 분석해 참사 원인과 책임 소재, 구조적 문제점들을 명확히 규명할 계획"이라고 31일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