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희망씨앗 사건 등으로 NPO 위기…기업 기부 확대도 필요"
싸늘한 기부민심에 사랑의 온도탑 '흔들'… "신뢰 회복해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말연시 모금운동인 '사랑의열매 희망 나눔 캠페인'이 8년 만에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처할 만큼 올겨울 기부 민심이 싸늘하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기부 문화를 적극적으로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영리단체(NPO)들도 투명한 운영 등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1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일 시작한 '희망 2018 나눔 캠페인'은 이날 마감된다.

전날까지 목표액 3천994억원에 약 40억원 모자란 3천954억1천여만원이 모였다.

이 단체에 1억원 이상 기부한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신입 회원 증가 폭도 지난해 창설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공동모금회는 2008년 6명으로 시작해 2016년 422명까지 매년 신규 가입자 수가 늘었던 아너 소사이어티에 지난해에는 338명만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연말마다 번화가에서 자선냄비 모금을 펼치는 한국구세군도 지난해 11월 30일∼12월 31일에 모인 거리모금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구세군 연말 거리모금액은 34억 3천400여만원으로, 2016년 35억 9천300여만원에 비해 약 5% 감소했다.

공동모금회나 구세군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 규모 비영리단체(NPO)들은 지난해 기부금 및 후원자 감소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NPO 관계자들은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부금 유용 사건이 연달아 터진 탓에 기부가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불우아동을 지원한다던 단체 '새희망씨앗'의 임직원이 호화 요트 파티를 즐기는 등 기부금 128억원을 유용한 사실이 지난해 경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여중생을 살해한 이영학이 희소병 딸을 이용해 모은 기부금 10억여원을 차량 튜닝 등에 탕진한 사실도 시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기부 한파에 영향을 미쳤다.

임효민 구세군 홍보부장은 "서민은 만질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유용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것 같다"면서 "구세군 거리모금의 경우 최근 현금을 갖고 다니는 분이 줄어들다 보니 함께 감소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임 부장은 "구세군은 기업 모금이 전년 대비 41% 증가하면서 전체 기부액은 늘었다"면서 "우리나라는 기업이 경제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기업들이 기부를 계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은 "NPO들이 기부자들에게 윤리성에 대한 신뢰와 단체의 능력에 대한 신뢰는 물론, 개인적인 신뢰 관계도 쌓을 필요성이 있다"면서 "투명한 자료 공개 등을 통해 기부 민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