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1일 삼성전자에 대해 비수기 실적 우려 때문에 액면분할 발표 후 주가가 용두사미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예상 못하던 액면분할 공시 직후 주가는 7~8%까지 상승했으나 결국 보합 수준으로 마감했다"며 "비수기 영향으로 2018년 1분기에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투자자 우려를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애플 아모레퍼시픽 등 과거 액면분할 발표 기업도 실적이 뒷받침될 때 주가가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3개사 중 애플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며 펀더멘털 실적의 뒷받침 때문이라고 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액면분할을 결정한 시기에 애플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2014년 +14%, 15년 +43%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42%, 15년 +48% 기록했다. 반면 구글의 주식 분할 공시 이후 주가는 3개월간 14% 하락했다. 실적 성장속도가 애플, 아모레퍼시픽만큼 유의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주식분할(Class A) 및 신규 상장(Class C)이 전개된 2012년부터 14년까지 구글의 EPS 성장률은 +7.2%, +20.8%, +0.4%를 기록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연간 이익 성장률이 현재 추정치(2018년 +15%)보다 상향 조정되면 액면분할 결정이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은 15조2000억원으로, 반도체 10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4000억원, 통신(IM) 2조4000억원, 가전(CE) 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이 예상 상회한 이유는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9~10%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라인 가동률 둔화로, IM은 마케팅비용 등의 반영으로 예상을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2018년 영업이익이 6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 14조500억원, 2분기 15조원, 3분기 16조8000억원, 4분기 16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원화강세/달러약세 영향으로 1분기 및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속도는 제한적"이라며 "디스플레이(DP) 부문의 가동률 회복되는 3분기부터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단기적으로 비수기 진입과 원화강세 영향이 실적 부담 요인이라면서도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 시각에 변함이 없고 삼성전자의 주가 방어, 부양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긍정적이어서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