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적합검사 '통과'…재검사에서 TVOC 방출기준 웃돌아
노루페인트·삼화페인트, 재검사서 유해물질 방출기준 초과
환경부의 오염물질 방출기준 적합검사를 통과한 일부 페인트 제품이 재검사에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사전적합확인제도를 통해 판매 중인 건축자재 244개 제품 중 무작위로 고른 페인트 5개 제품을 지난해 11∼12월 시험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2개 제품이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방출기준을 초과했다.

이들 제품은 슈퍼에나멜플러스 유광(노루페인트), 777에나멜 백색(삼화페인트) 등 2개로, TVOC 방출 기준(시간당 2.5mg/㎡)을 넘는 4.355mg/㎡, 4.843mg/㎡를 각각 배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TVOC는 대기 중에 쉽게 증발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화합물의 총칭으로, 벤젠이나 톨루엔, 에틸벤젠 등이 있다.

호흡이나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고 급성중독일 경우 호흡곤란·두통·구토 등을 초래하며, 만성중독이면 혈액장애·빈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환경부는 해당 제조업체에 이 같은 사실을 즉각 통보했으며, 해당 제조업체는 실외용 제품으로 설명서를 수정하고, 판매대리점에 실내용으로 판매하지 말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전 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제조 과정에서 불량품 같은 품질 관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어느 인증제도나 이런 일은 발생하고, 그런 이유로 사후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험분석 결과는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2016년 12월부터 시행 중인 건축자재 사전적합확인제도의 이행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 중에 나왔다.

사전적합 확인제도는 실내용 건축자재를 제조하거나 수입하기 전에 반드시 공식 시험기관으로부터 인체 위해성에 대한 확인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총 266개 제품이 사전적합확인제도를 거쳤으며, 이 가운데 22개(8.3%) 제품이 부적합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적합을 받은 건축자재는 페인트 21개와 바닥재 1개였다.

환경부는 페인트 제품의 부적합 비율이 다른 건축자재보다 높다는 점에 착안해 적합 확인을 받고 시판 중인 페인트 191개 제품 중 5개를 임의로 골라 시험분석을 했다.

환경부는 페인트 건축자재에서 오염물질 방출기준을 초과해 시판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사전적합확인제도를 통해 판매 중인 건축자재에 대한 정밀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안에 사전적합확인을 받은 총 50개의 건축자재 제품(페인트 30개 제품 포함)을 선정해 오염물질 방출기준 준수 여부를 추가 조사한다.

환경부는 사후 검사 결과, 방출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면 적합 확인을 취소하거나 회수 조치하는 등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