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위에시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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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최대 명절은 '춘제(음력설)'입니다. 설 명절 고향을 찾는 이들 손에는 선물 보따리가 하나씩 들려있는데요. 누가 뭐라고 해도 선물이 빠질 수 없겠죠.

집에서 자식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도 명절을 맞이해 장만하는 물건이 적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이 시기 사람들이 구매하는 설맞이용 용품을 '니엔훠'라고 부릅니다.

춘제 맞이한 중국인들의 '니엔훠' 구매 패턴은 어떨까요?

기존에 각광받았던 설빔용 의류 구매 비중이 낮아지고, 최근에는 식품과 가전·가구 등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리바바와 중국 리서치회사 제일재경상업데이터센터(CBNData)가 함께 발표한 '2017년 중국 니엔훠 빅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인 의류 비중이 최근 3년간 꾸준히 하락했습니다. 반면, 식품과 가전·가구, 유아용품, 여행·여가 관련 상품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공기청정기 구매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띕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니엔훠 프로모션 기간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티엔마오 온라인 쇼핑몰에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보다 256% 크게 증가했습니다.

남부지방 사람들보다 지원지인 북부지방 사람들이 더 많이 구매했습니다. 심각한 미세먼지로 인한 고충을 반영하듯, 가장 많이 구매한 도시는 베이징과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입니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공업지역 인근에 위치한 곳들이네요.

또 모바일 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설 명절 소비를 주도하는 연령이 바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자)와 지우링허우(1990년 이후 출생자)로 낮아졌습니다. 이들이 전체 판매액의 80%를 차지하고 합니다. 80년대생들은 주로 전자기기, 가전·가구, 식품을, 90년대생들은 의류와 화장품 등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기성세대와 다르게 경제적인 부를 이룬 시대 태어난 이들이 거침없는 소비로 유통업계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16년 설 명절 알리바바 계열 온라인 쇼핑몰에서 총 21억 건의 판매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중국 인구 1인당 1.5건의 상품을 구입한 것이라고 하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구매력입니다.

과거 중국사람등에게 쇼핑은 생활 필수품을 구입하는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1990년대 이전 식량 배급제를 실시할 당시 곡식·고기·식용유 등을 살 때는 양표·육표·유표를 내야했죠. 이 때문에 설 명절에는 특히 이 배급표 수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이후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계기로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서 소득이 늘자 점차 '먹는 것'에서 '쓰는 것'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부터는 시계, 자전거, 라디오 등도 선물용으로 많이 샀고, TV, 세탁기 등 굵직한 가전 등도 1년치 월급을 모아 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중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달러에서 1000달러로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에는 쇼핑 성향이 크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밥먹고 영화를 볼 수 있는 DVD, 노트북, 카메라, 피아노 등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 설빔용 의류 등의 소비도 증가했습니다.

향상된 국민 생활 수준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생계 유지형'에서 '향유형'으로 변화하는 모습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소비방식도, 수준도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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