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해 경제활동 자유도가 세계 27위로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했다. 한국 정부의 대중인기영합주의적인 정부 지출과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전 정부 정책과 현저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헤리티지 "법인세·최저임금 인상은 포퓰리즘"… 한국 경제자유지수 낮춰
2일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공개한 ‘2018년 경제자유지수(Index of Economic Freedom)’ 보고서에 따르면 180개 조사 대상국 중 한국의 지수 순위는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7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2016년 조사에서 100점 중 71.7점을 받아 27위를 기록한 뒤 지난해 74.3점으로 23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올해 73.8점에 그쳐 27위로 다시 뒷걸음질했다. 2018년 지수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경제활동 자유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세금 부담, 재산권, 정부 지출, 재정건전성, 기업활동 자유 등의 12개 지표를 토대로 산출됐다.

헤리티지재단은 “한국의 새 정부가 초기에 포퓰리스트적인 정부 지출과 소득주도 성장을 정책 의제로 설정한 뒤 법인과 최부유층에 부과하는 세금을 늘리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이는 공급 측면 위주의 전 정부 정책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재단은 대통령 탄핵을 초래한 대형 부패스캔들에도 법치가 상당히 잘 제도화돼 있어 규제 효율성과 시장 개방도 등 경제자유의 다른 항목이 지지됐다고 분석했다. 아시아태평양 43개국 중에서 한국은 7위를 기록했다.

전체 조사 대상국 중 홍콩과 싱가포르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24년째 최선두권을 유지했다. 뉴질랜드, 스위스, 호주가 3~5위를 기록했다. 아일랜드와 에스토니아,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도 10위권에 들었다.

미국은 18위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다만 75.7점으로 작년보다 0.6점 상승해 10년간의 하락세를 멈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지수가 향상됐다고 이 재단은 평가했다.

중국은 110위로 한 계단 상승했지만 7계단 오른 러시아(107위)보다 낮았다. 북한은 5.8점으로 0.9점 올랐으나 꼴찌인 180위를 유지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