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창업자 장남이 운영하다 2006년 문 닫았던 리조트
롯데호텔이 3년 前 인수 뒤 지난해 12월 개장
5월까지 스키 즐기고 벚꽃 축제
가을엔 '집투어' 즐기고 단풍놀이
노천온천·日와인 전문 와이너리…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의 유명한 첫 구절이다. 가와바타는 이 소설에서 일본 니가타현의 눈 쌓인 풍경을 ‘순수한 미’로 승화했다는 평을 들었다. 고(故) 앙드레 김 디자이너가 흰옷을 즐겨 입은 것도 이 소설에 그려진 니가타의 아름다움에 감명받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롯데 아라이리조트가 자리한 오케나시산은 일본에서도 눈이 많이 오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겨우내 내린 눈이 봄까지 녹지 않아 5월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의 눈은 가벼우면서도 뭉치지 않는 ‘파우더 스노’로, 세계 스키어들이 최고로 치는 설질이다. 수분을 4~7%가량만
금고 있어 버석버석한 게 특징이다. 눈 표면이 단단해지지 않아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 매끄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다. 눈이 많이 내리면서도 기온은 한국보다 따뜻하다. 한겨울인 1월에도 영하 3도~영하 1도를 유지하면서 일교차가 크지 않다.

눈 외에 니가타의 명물로 쌀과 사케가 꼽힌다. 니가타가 일본에서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리조트에 입점한 맛집에서는 니가타의 명물을 두루 즐길 수 있다.
니가타현 향토 음식을 가이세키로 내주는 일식당에서 니가타 전통 사케를 한잔 기울여도 좋다. 푸드코트에서는 눈 위에서 숙성한 돼지고기로 만든 라멘과 카레를 판매한다. 일본 전국에서 엄선한 220여 종의 와인 중 40종 이상의 시즌 컬렉션 와인을 음미할 수 있는 호시조라 와이너리, 눈 속에 저장한 원두로 핸드드립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카페도 들러볼 만하다. 리조트 내 라이브러리 카페에는 일본 유명서점 쓰타야에서 고른 책들이 진열돼 있다. 커피와 책, 설경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겨울 스포츠를 즐긴 뒤 온천에서 몸을 녹이면 피로가 풀린다. 롯데 아라이리조트는 지하 1750m에서 끌어올린 온천수로 밤 10시까지 온천을 운영한다. 온천수에는 피부 보습에 좋다고 알려진 메타규산이 녹아 있어 미용에 좋다. 밤하늘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노천 온천을 즐기거나 이른 아침 눈 내리는 풍경과 함께 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다.
계절마다 자연의 얼굴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지역 여행의 묘미다. 봄에는 리조트 근처 다카다성에서 일본 5대 벚꽃 축제 중 하나인 ‘다카다성 백만인 밤벚꽃 축제’를 볼 수 있다. 롯데 아라이리조트는 여름엔 야외 수영장과 워터 슬라이드도 운영한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실내 수영장에서 물놀이와 선탠을 즐겨도 좋다. 그린 시즌에는 인근 골프장과 연계한 골프패키지를 운영한다. 가을이면 해발 1000m에서 출발하는 로프를 타고 내려오며 색다르게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곤돌라 투어를 이용하면 해발 1000m 라운지와 레스토랑에서 산세를 감상할 수 있다.
롯데 아라이리조트는 신칸센 외에도 일본 니가타공항과 나리타공항, 도야마공항에서 직행 셔틀버스를 타고 찾아갈 수 있다. 7일 전에 호텔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묘코=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