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돈 5천만원 받아 '민간인 불법 사찰' 폭로 무마한 의혹
'MB 집사' 김백준도 특활비 4억 수수 혐의로 내일 재판 넘겨져
검찰 'MB국정원 특활비 수수·사찰 입막음' 김진모 구속기소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의혹을 받는 김진모(52)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김 전 비서관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사장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2009년∼2011년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한 김 전 비서관은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을 국정원 특활비 5천만원으로 '입막음'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받은 특활비가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류충열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등을 거쳐 장진수 주무관에게 '관봉'(띠로 묶은 신권) 형태로 전달됐다고 본다.

검찰은 앞으로 김 전 비서관 등의 상급자였던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당시 민정수석비서관) 등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를 지시하거나 입막음 과정 등을 보고받은 정황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다만, 김 전 비서관에게 특활비를 전달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장석명 전 비서관은 직권남용 및 장물운반 혐의로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과 같은 날인 지난달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이튿날 새벽 구속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5일 구속기소 할 방침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도 불리는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5월께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현금 2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는 등 국정원 측에서 4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김 전 기획관은 그간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져 검찰이 공소장에 혐의 사실과 공범 관계 등을 어떻게 구성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