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뷰티업계에 광고모델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바꾸고 20대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기 위해서다.
세정의 여성복 ‘올리비아로렌’은 최근 광고모델을 배우 서예지로 교체했다. 9년 동안 배우 수애를 모델로 썼던 이 브랜드는 주로 30~40대를 타깃으로 한다. 여성들이 나이보다 더 어리게 보이고 싶어한다는 데서 착안해 20대 모델을 기용했다는 설명이다. 올리비아로렌 관계자는 “서예지는 청순하고 단아한 외모와 특유의 고혹적인 분위기를 갖춘배우”라며 “젊고 감각적인 패션을 추구하는 3040 여성들에게 트렌디한 스타일을 제시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엔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여성복 ‘구호’가 20대 배우 정은채를 모델로 발탁했다. 그동안 구호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모델을 주로 썼다. 트렌디한 외투, 신소재를 반영한 의류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상품을 적극 알리기 위해 기용했다는 설명이다. 박지나 구호 팀장은 “구호를 대표하는 에딧 라인 등 트렌디한 옷을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시크한 매력의 배우를 선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아티스트 협업 등 다양한 마케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의 여성복 ‘씨’도 가수 겸 배우 나나를 모델로 발탁했다. 패션그룹형지의 여성복 ‘올리비아하슬러’는 배우 강소라를, ‘샤트렌’은 배우 성유리를 광고모델로 선정하는 등 여성복 업계 전반적으로 모델 교체 열풍이 불고 있다.
화장품업계도 마찬가지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스무살이 된 배우 김유정을 ‘라네즈’ 모델로 발탁했다. 톡톡 튀고 활기찬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로레알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랑콤’은 최근 가수 겸 배우 수지를 광고모델로 선택했다. 20대 여성들이 닮고 싶은 연예인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수지코랄’ ‘수지로즈’ 등 랑콤 립스틱이 이미 인기를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고급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의 첫 모델로 배우 송혜교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배우로 손꼽힌다.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과 맞는 데다 20대부터 40~50대까지 두루 팬층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의 향수 브랜드 ‘겐조’는 최근 배우 김태리를 ‘플라워바이겐조’ 제품의 모델로 발탁했고,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가수 손나은을 채택했다. 손나은은 그동안 아디다스 레깅스를 즐겨 입으면서 ‘레깅스 완판녀’로 불려왔다.
이밖에도 LF의 잡화 브랜드 ‘헤지스액세서리’가 가수 아이린을 올해부터 전속모델로 기용하는 등 패션업계의 모델 나이가 어려지는 추세다. 조보영 LF 액세서리부문장은 “꾸밈없고 솔직한 모습을 좋아하는 20대들은 경쾌하고 발랄한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에 맞는 모델을 선택한 것”이라며 “젊은 소비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브랜드간 광고모델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