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입산과 일부 산간도로 통제, 우편물 배달도 지연돼

제주 전역에 사흘째 많은 눈이 내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항공편 결항·지연이 속출했고,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시민 불편이 빚어졌다.
'사흘째 폭설' 제주 꽁꽁… 항공편 운항 차질, 농작물 냉해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에는 산지에 대설경보, 북부와 동부에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남부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 강풍주의보도 내려졌다.

오후 5시 현재 지점별 적설량은 한라산 어리목 97.5㎝, 아라 37㎝, 유수암 18.6㎝, 성산 9㎝, 제주 5.5㎝ 등을 기록하고 있다.

폭설로 한라산 입산은 지난 3일부터 사흘째 통제됐다.

중산간 도로 중 현재 1100도로, 516도로(제주대 사거리∼성판악), 비자림로(교래 사거리∼516도로 삼거리), 제1산록도로는 폭설로 모든 차량의 운행이 통제된 상태다.

남조로, 서성로, 애조로, 명림로, 한창로, 제2산록도로 등은 월동장구를 갖춰야 운행할 수 있다.

시내 주요 도로에서도 거북이 운행이 이어졌고, 자가용으로 다니던 시민들이 차량운행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버스정류장은 평소보다 붐비고 있다.

박모(38·여)씨는 "눈이 많이 와서 버스를 타고 출근했는데,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이 타서 내릴 곳을 놓치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와야 했다"고 말했다.
'사흘째 폭설' 제주 꽁꽁… 항공편 운항 차질, 농작물 냉해
제주공항에서는 항공기 운항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5분께 제주에서 김포로 가려던 아시아나 OZ8900편이 결항하는 등 오후 4시 15분 기준 제주와 다른 지역 강설과 연결편 문제로 출발·도착 항공편 16편이 결항했다.

각 항공사는 결항편 승객들에게 대체 항공편을 안내하고 있다.

기체에 얼어붙은 얼음을 제거하고 다시 얼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제방빙 작업과 연결편 문제 등으로 193편은 지연 운항했다.

제설작업으로 활주로는 현재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6일까지 폭설이 예보돼 항공기 운항 차질로 인한 승객 불편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공항에 오기 전 항공사에 항공기 운항 여부를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바닷길도 사정은 좋지 않다.

현재 제주 전 해상과 남해 서부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이날은 여객선 8개 항로 13척 가운데 5개 항로 7척만 운항했다.
'사흘째 폭설' 제주 꽁꽁… 항공편 운항 차질, 농작물 냉해
연이은 한파와 폭설에 농작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지난 1월 9일 이후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인한 농작물 피해신고를 접수한 결과 4일 현재까지 월동무와 감귤 등 412개 농가 1천87.3㏊(제주시 112개 농가 403㏊, 서귀포시 300농가 684.3㏊)의 농작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월동무인 경우 310농가 1천39.1㏊로 가장 피해가 컸으며, 노지만감류 51농가 17.9㏊, 콜라비와 브로콜리 등 기타작물 51농가 29.7㏊ 등이다.

이들 행정시는 한파에 따른 농작물 및 농업시설 피해신고를 애초 2일 마감에서 10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이날 오전 10시 2분께 제주시 용강동에 있는 축사 수도관이 동파돼 소방당국이 급수지원에 나섰고, 전날에 이어 이날도 눈길 교통사고와 낙상사고가 잇따랐다.
'사흘째 폭설' 제주 꽁꽁… 항공편 운항 차질, 농작물 냉해
폭설이 이어지며 우편물 배달도 지연되고 있다.

제주지방우정청은 이날부터 이륜차 진입이 불가능한 지역과 얼어붙은 언덕길 등 운행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에 우편물 배달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배달이 지연된 우편물은 일반우편 17만3천통, 등기 6천통, 소포 8천개가량이다.

우정청은 시한성 우편물 등은 차량을 이용해 우선 배송하고, 도로 상황과 집배원의 안전을 고려하며 배달이 가능한 지역부터 이륜차 배송도 일부 처리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배달은 오는 8일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흘째 폭설' 제주 꽁꽁… 항공편 운항 차질, 농작물 냉해
기상청은 제주 산지에는 7일 아침까지 눈이 이어지겠으며, 산지를 제외한 지역은 6일 밤까지 눈이 내리다가 차차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산지 10∼40㎝, 산지 외 지역 2∼7㎝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 동안은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들어 눈의 강도가 약해졌지만, 저녁부터 눈이 다시 많이 내리기 시작해 내일(6일)도 눈이 많이 쌓이고 얼어붙은 곳이 많겠다"며 비닐하우스 붕괴나 각종 안전사고, 건강관리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