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내부에 탑재된 5G영상통화와 HD맵 화면.
자율주행차 내부에 탑재된 5G영상통화와 HD맵 화면.
여러대의 자율주행차가 5G로 대화하며 운전자 조작없이 달리는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은 이르면 2019년부터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에서 볼 수 있다.

SK텔레콤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5일 경기도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 ‘K-City(케이-시티)’에서 2대의 5G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5G자율주행차가 서로의 경로 · 안전을 살피며 협력 운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카메라 · 센서를 기반으로 일반 차량과 장애물을 회피하며 주행하는 수준의 자율주행 테스트가 진행됐다. 이번 시연을 계기로 수십 대의 자율주행차가 협력 주행하는 상용화 단계의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시연 행사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 서성원 SK텔레콤 MNO사업부장,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권해붕 자동차안전연구원장, 서울대 이경수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시연을 함께한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자율주행차를 처음 경험해 본 일반인 체험단 7명과 소감을 나눴다.

이날 시연에는 SK텔레콤과 공단이 개발하고 있는 5G자율주행차 2대가 등장했다. 이 차량들은 ▲5G 차량통신 기술(V2X, Vehicle to Everything) ▲3D HD맵 ▲딥러닝 기반 주행 판단 기술을 활용해 서로 통신했다. 신호등·관제센터와 교통 상황을 주고 받았다. K-City의 스쿨존·교차로·고속도로 상황 등으로 구성된 자율주행 트랙 약 2km 구간을 안전하게 달렸다.

SK텔레콤과 공단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지난해 12월 36만㎡(약 11만평) 규모의 K-City 전구간에 28GHz 초고주파대역 5G망을 구축했다. CCTV·신호등 등 교통 인프라와 자율주행차 · 관제센터를 5G로 연동했다.

방송인 김진표 씨, SKT · 서울대 연구원이 차량 좌석에 앉았다. 두 차량은 시연이 시작되자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나란히 운행을 시작했다. 2대의 자율주행차는 스쿨존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속력을 줄였다.

어린이 모형이 갑자기 차도로 나타나자, 가로등에 설치된 CCTV가 5G를 통해 주변 자율주행차에 어린이 접근을 즉시 전파했다. 자율주행차는 급정거 후 어린이 모형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운행을 재개했다. 반응속도 1ms(0.001초)의 5G초 저지연 특징을 나타냈다.

두 차량은 관제센터로부터 긴급공사 구간 정보를 5G로 전달 받아 경로를 재설정하거나, 고속주행 구간에서 속력을 시속 60km 이상으로 나란히 높이기도 했다.

고속도로 출구 구간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하자, 앞 차는 5G망을 통해 사고 정보를 뒤따르는 차량과 관제센터에 신속히 전달했다. 뒤따르는 자율주행차는 사고 정보 수신 즉시 속력을 줄이고 주행 차선을 바꿔 사고 지점을 안전하게 통과했다. 무신호 교차로에서 마주친 두 차량은 5G로 상호간, 관제센터와 교신하며 통행 우선 순위를 스스로 정하기도 했다.

이번 시연에서 5G자율주행차는 5G통신망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의 위험까지 미리 인지하고, 사전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율주행차는 5G망으로 1초에 수백번 이상 관제센터 및 다른 자율주행차와 통신하며 사고 위험을 최소화 했다.
교차로에서 만난 자율주행차 두 대가 5G 신호로 대화하며 통행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있다.
교차로에서 만난 자율주행차 두 대가 5G 신호로 대화하며 통행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서울대학교,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주행판단 인공지능 기술도 소개했다. 자율주행차는 5G로 수집되는 정보와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차선 변경 · 속력 조절 · 우회로 이용 등의 주행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주행도로의 정확한 차선 정보와 주변 교통표지판 · 신호등 등의 정보를 cm 단위로 정밀하게 표현한 HD맵도 공개했다. 자율주행차가 이동하는 동안 ▲주변 차량의 실시간 위치 ▲신호등 신호 및 교통 정보 ▲긴급공사 · 다중 추돌 사고 등 각종 주행 정보가 실시간으로 HD맵에 반영 됐다.

자율주행차는 HD맵이 제공하는 각종 정보를 기반으로 주행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카메라와 센서 성능이 저하되는 악천후·야간 등 특수 환경에서도 5G V2X와 3D HD맵이 자율주행차의 사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5G자율주행 세단 외 5G자율주행 전기버스, 5G HD맵 제작차량 등 다양한 자율주행용 차량을 선보였다. ‘5G자율주행 전기버스’는 100% 전기로 구동되는 친환경 11인승 버스이다. 1회 배터리 충전으로 최장 150km, 최고 시속 60km로 주행할 수 있다. 이 버스는 5G단말기, ‘셔틀버스 특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주변 사각지대 위험 감지 능력이 탁월하다.

한편 국토교통부, SK텔레콤, 공단은 한국이 5G자율주행 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K-City의 5G통신망, 관제센터, 기술 등을 다양한 기업, 연구기관에게 개방한다. 유엔젤, 세스트(CEST), 성우모바일 등 중소기업들은 SK텔레콤, 공단과 함께 협업한 자율주행 결과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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