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너를 이겨야 내가 나간다…단일팀이 불러온 막판 '내부경쟁'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막판 뜨거운 '내부경쟁' 분위기가 감지된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5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첫 공개훈련을 가졌다.

전날 스웨덴과의 평가전에 출전하지 않았거나 출전시간이 극히 적었던 선수, 부상 선수들 위주로 15명의 선수가 훈련에 나섰다.

그런데 전날 평가전에서 적잖은 시간을 뛴 귀화 공격수 임대넬(25)도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 뒤 취재진과 만난 임대넬은 "내가 원해서 나왔다"면서 "훈련을 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축 선수 중 하나인 임대넬이 지친 몸을 이끌고 스스로 훈련에 나선 것은 머리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한 막판 내부경쟁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변이 극히 좁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특성 탓에 지난 수년간 대표선수 면면은 큰 틀에서 바뀌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단일팀이 결성되기 전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한국 여자 대표팀 23명의 명단에는 골리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본선 경기에는 골리 2명을 포함해 22명만 출전하게 돼 있다.

결국, 골리들을 제외한 스케이터들은 20명 모두가 막판 경쟁 없이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이 단일팀으로 묶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 선수까지 총 35명이 됐고, 머리 감독은 납북 합의에 따라 매 경기 북한 선수를 3명씩 기용해야 한다.

결국, 한국 선수들은 경기에서 제외되는 3명 안에 들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할 수밖에 없다.

당초 북한 선수들이 대표팀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력과는 별개로 이들의 존재 자체가 내부경쟁을 통한 전력 강화 가능성을 불러온 것이다.

임대넬은 "(감독 입장에서) 고를 선수들이 많아져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 이는 좋은 현상"이라면서 "경기에 나가려면 모두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남북 선수들 모두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단일팀 추진 소식을 듣고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던 머리 감독은 최근 들어서는 취재진에게 북한 선수들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열심히 뛴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등 '자세' 측면에 관해 자주 언급한다.

특히 북한 공격수 정수현에 대해서는 "터프하고 빠르다.

경기를 읽는 눈도 좋다.

시스템을 빨리 이해하는 편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잘 적응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한다면 2라인으로 계속 기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머리 감독의 발언은 언론을 통해 기존 한국 선수들의 경쟁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일팀은 10일 스위스, 12일 스웨덴, 14일 일본과 B조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이후 순위결정전까지 더하면 총 5경기를 올림픽에서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