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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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사진)가 5일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그에 맞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우어 대사는 이날 서울 한강대로에 있는 주한 독일대사관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의 사업환경이 더 나빠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럽상공회의소가 한국 내 108개 유럽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2년간 경영환경이 어려워졌다고 답한 기업이 61%에 달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를 “규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규제가 너무 불투명하고 행정 위반사항에도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형법상 문제인 것처럼 조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환경규제를 이용해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와 관련해 환경부 장관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아우어 대사는 “많은 독일 기업이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더욱 좋아진다면 더 투자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유럽 국가 가운데 한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다. 500개 독일 기업이 한국에 진출해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했다. 이 중 1만5000개가 자동차 분야 일자리다.

그는 한국과 독일 모두 전기차 부문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G와 삼성의 전기차용 배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양국이 배터리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잘 협력하면 다른 국가가 패권을 쥐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나라가 한국 독일 미국 중국 일본”이라며 “주요 2개국(G2)이 패권을 쥐지 않도록 한국과 독일이 더 많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우어 대사는 2016년 9월 첫 대사 부임지로 한국을 자진해서 선택했다. 그는 “1960~1970년대 한국의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시작으로 양국이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했다”며 “개방경제, 자유시장, 투명한 규칙으로 상호이익을 거둬온 두 나라 관계가 그 토대 위에서 한층 탄탄하게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