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베레모와 격자무늬… 드레스를 입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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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1927년 45세의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첫 부인 올가와 결혼생활을 하던 중 파리에서 젊고 아리따운 17세의 마리 테레즈 발테르를 만난다. 모델 제의로 시작된 만남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의 관계는 1932년 피카소의 대규모 회고전에서 테레즈의 초상화가 처음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피카소는 1936년 사진작가 도라 마르를 만나면서 마리 테레즈와 다소 소원해졌고, 1943년 또 다른 여인 프랑수아즈 질로와 가까워지면서 완전히 갈라섰다.
피카소의 1937년 작 ‘베레모와 격자무늬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마리 테레즈에 대한 사랑의 기억을 특유의 입체파적 양식으로 승화시킨 걸작이다. 붉은 베레모를 쓰고 앉은 연인의 모습을 진한 보랏빛 배경에 꽉 차도록 그려 고품격 에로티시즘을 녹여냈다. 각이 진 얼굴 뒤로 희미한 윤곽, 대담하고 밝은 색채, 조화로운 격자무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난히 잠을 즐기고 인형과 사탕을 좋아했던 마리 테레즈의 성격이 색채와 필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피카소는 스페인 내전이 벌어지던 때를 담은 ‘게르니카’를 구상하고 몇 달 뒤 이 작품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는 오는 28일 영국 런던에서 추정가 5000만달러(약 543억원) 상당의 이 그림을 경매에 부친다. 2015년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은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1억7940만달러(약 1086억원)에 팔려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피카소의 1937년 작 ‘베레모와 격자무늬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마리 테레즈에 대한 사랑의 기억을 특유의 입체파적 양식으로 승화시킨 걸작이다. 붉은 베레모를 쓰고 앉은 연인의 모습을 진한 보랏빛 배경에 꽉 차도록 그려 고품격 에로티시즘을 녹여냈다. 각이 진 얼굴 뒤로 희미한 윤곽, 대담하고 밝은 색채, 조화로운 격자무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난히 잠을 즐기고 인형과 사탕을 좋아했던 마리 테레즈의 성격이 색채와 필선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피카소는 스페인 내전이 벌어지던 때를 담은 ‘게르니카’를 구상하고 몇 달 뒤 이 작품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는 오는 28일 영국 런던에서 추정가 5000만달러(약 543억원) 상당의 이 그림을 경매에 부친다. 2015년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은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1억7940만달러(약 1086억원)에 팔려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