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장거리 집중… 대한항공과 정면 승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이 장거리 노선에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사진)은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A350 등 최첨단 신기종을 도입해 장거리 항공사로서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겠다”며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는 노선에 뛰어들어 제대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장거리 비중 얼마나 늘리나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5월과 8월 각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선을 신설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30개 장거리 노선 중 아시아나항공이 공동으로 취항하는 곳은 12개에 불과하다”며 “대한항공의 독점 노선에 뛰어들어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50%인 장거리 노선 비중을 2022년엔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당 노선에 투입하는 항공기도 같은 기간 21대에서 32대로 늘린다. 취항 노선은 14개에서 19개로 확대한다.

중·단거리 노선 투자는 현재 수준에서 유지한다. 대신 차세대 항공기 A321NEO를 투입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A321NEO는 기존 항공기 대비 연료효율성이 14%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베이 다낭 하노이 등 인기 노선에는 중대형기를 투입해 LCC와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아시아나 "장거리 집중… 대한항공과 정면 승부"
김 사장은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주수익원이던 중·단거리 노선에서 LCC 점유율이 38%까지 치솟아 더 이상 경쟁이 힘든 상태”라며 “수익성을 갖춘 장거리 항공사로 변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노선은 LCC 점유율이 40%를 웃돈다. 국내선은 LCC가 전체 시장의 60%를 점유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자본잠식 연내 탈피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부터 시작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회사를 올해 안에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다.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지점을 3분의 1로 통폐합하고, 수익이 나지 않는 17개 노선을 구조조정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4000억원가량의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2조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이 숨통을 조이고 있다. 전체 차입금 규모는 2016년 4조4352억원에서 지난해 4조570억원으로 줄었지만 단기차입금은 같은 기간 1조7136억원에서 2조222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규 차입 등의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80%를 보유한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빌딩도 매각 검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 항공기 개조, 고효율 항공기 도입 등을 통해 손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여객기 43대를 개조해 650석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수익성이 낮은 B747-Combi 두 대는 화물기로 전환한다. A350, A321NEO 등 차세대 항공기를 2022년까지 17대 도입해 연료효율성도 높일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기종 도입으로 2022년까지 발생하는 비용 절감효과가 4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