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긴장완화 예상…그러나 북핵 접근없이는 지속못한다"
중국 언론, 김영남 방한 주목…신화 "펜스와 회동가능성 배제못해"
중국 관영언론들과 관변학자들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현재 미국 조야의 분위기로 볼 때 비슷한 시기에 방한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간 회동 여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채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김 상임위원장이 방한 기간 남북관계 해결에 필수적인 북핵문제는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6일 관영 신화통신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이 평창 올림픽 참석을 위해 각각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통신은 북한이 판문점에 재개된 남북 핫라인을 통해 김 상임위원장의 오는 9~11일 방한을 통보했다면서 김 상임위원장과 함께 내려올 단원 3명이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상임위원장의 방한 소식에 이어 펜스 부통령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남북 대화가 자연스럽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면서 "평창 올림픽 기간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관변 학자들을 인용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해빙 수준이 정점에 이르겠지만,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접근 없이는 이런 관계가 지속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김 상임위원장의 방한에서도 (북핵) 문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진창이(金强日) 연변대 국제정치연구소 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북한은 이번에 명목상 국가수반을 보냄으로써 평창 올림픽의 평화 분위기를 높이면서 남북 평화 관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상임위원장이 방한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번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군사 교류 체계 등 남북 간 정치적 분야도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진 소장은 그러나 "북한은 북핵 문제를 제외한 채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하지만 한국은 미국의 압박과 유엔 결의에 따라 대북 제재를 거의 완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교착 상태가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문으로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양 연구위원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상호 교류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지라도,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 없이는 남북 관계 회복이 지속할 수 없으며 깨지기 쉽다"고 우려했다.

양 연구위원은 "한국이 기대하는 북미 접촉은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왜냐하면 미국은 북한이 핵 포기에 대해 진정성을 보여주기 전에는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거듭 밝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은 북핵 문제를 뺀 평화조약 협상을 원하지만 미국은 대화에 앞서 핵 문제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진 소장은 펜스 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를 데리고 올림픽 개회식에 함께 참석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평창 올림픽 기간 북한의 인권 문제를 부각해 한국에 경고를 보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