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우 해도 제3자는 볼 수 없어…이적표현물 '반포'에 해당 안 돼"
대법 "이적성 띤 SNS계정 '팔로우'만으로는 국보법 위반 아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팔로우'(특정인의 계정으로 게시된 글을 보겠다는 것)한 행위만으로는 이적표현물을 퍼뜨렸다거나 이를 도운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75)씨의 상고심에서 이적표현물 반포 혐의를 무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씨가 북한 대남공작기구의 선전·보도물을 자신의 블로그에 그대로 인용하거나 이를 토대로 글을 쓴 행위는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에 해당한다고 봐 원심과 같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09년 11월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이적성을 띤 표현물 169건을 퍼뜨리고, 블로그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씨가 우리민족끼리 계정을 팔로우해 게시물이 자신의 계정에 표시되게 한 행위가 국가보안법상 금지된 이적표현물 제작·반포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1심은 단순히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만으로는 이적표현물을 퍼뜨리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계정을 팔로우 하더라도 계정에 올라온 글은 팔로우한 사람만 볼 수 있을 뿐 제3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SNS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이씨가 팔로우한 우리민족끼리 계정이 작성한 글은 피고인의 계정에만 오를 뿐 피고인을 팔로우하는 제3자에게 게시되지는 않으므로 이를 '반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씨가 자신의 블로그 등에 북한의 활동을 찬양하는 글을 올린 행위는 찬양·고무죄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이씨의 블로그 글 중에 천안함 사건 의혹 관련 글이나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글은 이적표현물이 아니라며 일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인정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