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주 코웨이 마케팅본부장(오른쪽부터)과 김창현 리빙케어상품전략팀 과장, 한승준 리빙케어상품전략팀장(부장)이 사계절 의류청정기 FWSS를 소개하고 있다.  /코웨이 제공
박용주 코웨이 마케팅본부장(오른쪽부터)과 김창현 리빙케어상품전략팀 과장, 한승준 리빙케어상품전략팀장(부장)이 사계절 의류청정기 FWSS를 소개하고 있다. /코웨이 제공
‘세컨드 벗 베터(second but better: 두 번째지만 더 좋게).’ 2016년 11월 이해선 코웨이 대표가 의류청정기 기획팀에 한 주문이다.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선점했다. 2011년 트롬 스타일러를 내놨다. 이후 경쟁 제품이 없었다. 코웨이의 의류청정기가 올해 이 시장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이 대표는 “후발주자지만 더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기획팀은 1년여간 백방으로 뛰었다. 전국 세탁소를 누볐다. 주부이기도 한 코디(제품관리 서비스 인력)들의 의견도 구했다.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였다.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라

“코웨이의 사계절 의류청정기 FWSS(사진)에는 에어샷 기능이 있어요. 옷걸이 자체에서 공기가 나와 옷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먼지도 털어냅니다. 옷을 흔들어 먼지를 털어내는 경쟁 제품보다 먼지 제거에 효과적입니다.”

코웨이 "에어샷이 숨은 병기, 옷 내부 먼지까지 털어내죠"
7일 서울 순화동 코웨이 본사에서 만난 박용주 마케팅본부장은 코웨이 의류청정기의 차별화 포인트로 에어샷 기능을 꼽았다. 박 본부장과 함께 의류청정기 개발에 참여한 한승준 리빙케어상품전략팀장(부장)은 “세탁소에서 쓰는 에어 마네킹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에어 마네킹은 마네킹에 옷을 걸어놓고 페달을 밟으면 공기와 스팀이 나와 먼지를 털고 옷 모양을 살려주는 기계다.

의류청정도 대표적인 차별화 기능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제품 이름을 의류청정기로 부르기로 했다. 의류관리기에 청정기와 제습기를 결합해 제품 안에 걸어놓은 의류뿐만 아니라 옷방에 있는 의류 전체를 관리한다. 한 팀장은 “봄에 드라이클리닝해서 옷방에 걸어놓은 오리털 파카를 겨울에 입으려고 꺼내 보니 곰팡이가 생긴 일이 있었다”며 “이 경험을 반영해 의류청정 기능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제품 전면을 거울로 한 것은 이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한 팀장은 “대표님이 고객의 옷뿐만 아니라 스타일링까지 관리해주자는 의미에서 거울을 달자고 했다”며 “옷방에 거울을 따로 놓지 않아도 돼 좋을 것”이라고 했다. 바퀴와 음악도 이 대표의 아이디어다. 전원을 켜고 끌 때와 서비스 종료 시 비발디의 사계가 나온다. 박 본부장은 “바퀴를 달아 집안 인테리어를 바꿀 때 편리하도록 했다”며 “사계 음악을 적용한 것은 사계절 의류를 관리해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로 신규 품목 발굴

의류청정기는 코웨이가 7년 만에 선보인 렌털 신제품이다. 코웨이는 각 가정에 공급한 공기청정기가 수집한 빅데이터 약110억개를 기반으로 렌털 신규 품목을 선정했다. 한 팀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내 공기질이 언제 가장 안 좋은가 봤더니 집주인이 집에 들어올 때였다”고 했다. 외부에서 옷에 묻혀 들어온 먼지가 실내 공기를 더럽히는 가장 큰 오염원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2~3년간 미세먼지가 심해져 창문을 열어놓고 옷을 건조할 수 없게 되면서 의류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신규 품목을 의류청정기로 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의류관리기 시장은 2016년 7만~8만 대 규모에서 작년 15만~17만 대로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20만 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코웨이는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의류청정기 신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렌털 가격은 경쟁사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박 본부장은 말했다. LG전자 트롬 스타일러의 월 렌털 요금은 4만9900원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