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로 확산되는 '미투 바람'… '성추문 전력' 시인협회장 사퇴 요구 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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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터질 것이 터졌다"
영화계도 잇단 성추행 폭로
영화계도 잇단 성추행 폭로
성범죄 피해 사실을 적극 알리는 ‘미투(Me too)’ 바람이 검찰 조직에서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영미 시인의 ‘미투’ 폭로에 이어 성추문 전력이 있는 시인협회장 사퇴 주장도 빗발치기 시작했다.
7일 출판계는 최 시인이 지난해 12월 계간지 황해문화를 통해 발표한 시 ‘괴물’로 하루종일 들썩였다.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으로 시작하는 이 시는 원로 시인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정면으로 고발한다.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100권의 시집을 낸’ ‘노털상 후보’ ‘En’ 같은 표현으로 가해자가 누구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논란이 일자 출판계에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출판사 편집자는 “시에 등장하는 원로시인은 젊었을 때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으로 유명했다”며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고발 운동이 확산될 때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은 것이 의아한 정도”라고 말했다.
감태준 시인이 지난달 23일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선출된 사실도 뒤늦게 논란이다. 문단 안팎에서는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감 시인은 2007년 제자 성추행 사건 등이 고발돼 이듬해 해임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 진술이 번복됐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해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에서는 다른 제자에 대한 성추행 사건은 사실로 보여진다며 패소했다. 시인협회 여성 회원은 “감 시인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감 시인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성추행 사건은 사실이 아니며 설 연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다고 했다.
미투 운동은 영화계에도 퍼져갔다. 여성 영화감독 A씨는 2015년 여성 영화감독 이현주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최근 페이스북에 ‘#미투’를 달고 폭로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이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씨를 6일 제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7일 출판계는 최 시인이 지난해 12월 계간지 황해문화를 통해 발표한 시 ‘괴물’로 하루종일 들썩였다.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으로 시작하는 이 시는 원로 시인의 상습적인 성추행을 정면으로 고발한다.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100권의 시집을 낸’ ‘노털상 후보’ ‘En’ 같은 표현으로 가해자가 누구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논란이 일자 출판계에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출판사 편집자는 “시에 등장하는 원로시인은 젊었을 때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으로 유명했다”며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고발 운동이 확산될 때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은 것이 의아한 정도”라고 말했다.
감태준 시인이 지난달 23일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선출된 사실도 뒤늦게 논란이다. 문단 안팎에서는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감 시인은 2007년 제자 성추행 사건 등이 고발돼 이듬해 해임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 진술이 번복됐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해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에서는 다른 제자에 대한 성추행 사건은 사실로 보여진다며 패소했다. 시인협회 여성 회원은 “감 시인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감 시인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성추행 사건은 사실이 아니며 설 연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다고 했다.
미투 운동은 영화계에도 퍼져갔다. 여성 영화감독 A씨는 2015년 여성 영화감독 이현주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최근 페이스북에 ‘#미투’를 달고 폭로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이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씨를 6일 제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