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응원단 환영 만찬 > 북한 여성 응원단원들이 7일 강원 인제스피디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박수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北 응원단 환영 만찬 > 북한 여성 응원단원들이 7일 강원 인제스피디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박수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를 응원할 북한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등이 7일 경의선 육로로 남한을 찾았다. 북한 응원단이 방문한 건 2005년 8~9월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12년5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9시28분 경기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이들은 10시13분부터 기자단 21명, 응원단 229명, 태권도시범단 26명, 김일국 체육상을 비롯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4명 순으로 차례차례 우리측 출구로 나왔다. 남성은 검은색 코트에 털모자, 여성은 붉은 코트에 검은색 털모자, 목도리에 자주색 여행용 가방을 끌었다. 가슴에는 모두 인공기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응원단 소속 여성은 모두 키가 165㎝ 정도로 비교적 큰 편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응원은 무엇을 준비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엔 잠시 당혹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다가 “보시면 압네다. 지금 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지 않습네까”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응원단 소속 여성은 “활기있고 박력있는 응원을 하겠습네다”라고 말했다.

꽹과리, 징, 소고, 대고 등 민속악기와 클라리넷을 비롯한 서양악기도 두루 눈에 띄었다. 보장성원(행사 지원인력)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어떤 연주를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좌우지간 기존에 없던 것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일행은 입경 수속을 마친 뒤 41인승 버스 9대에 탑승했고, 태권도시범단은 25인승 버스, NOC 관계자들은 승용차 2대와 승합차 1대에 나눠 탔다. NOC 관계자들은 평창 홀리데이인호텔,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및 기자단은 인제스피디움에 묵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응원단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최대 규모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포함해 남측 선수단이 참가하는 일부 종목도 함께 응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7시 인제스피디움 그랜드볼룸에서 천해성 차관 주재로 북한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환영 만찬을 열었다. 이날 만찬엔 천 차관을 비롯해 전충렬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송석두 강원도 행정부지사 등 우리 측 인사 30여 명과 응원단 및 태권도시범단 등 북측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불참했다.

오영철 북한 응원단장은 “북과 남이 손을 잡고 함께하는 이곳 제23차 올림픽경기대회는 민족 위상을 과시하고 동결됐던 북남관계를 개선해 제2의 6·15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간 두텁게 얼어붙었던 얼음장을 녹이며 북남 사이에 눈석이(쌓인 눈이 속으로 녹아 스러짐)가 시작되고 평화와 통일의 사절단이 하늘길 바닷길 땅길로 오가게 된 것은 새로운 화해 협력의 시대가 열리는 서곡”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응원단의 경기 입장료 전액은 우리 정부가 대신 내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 응원단의 경기장 입장료 등 비용 10억여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단/이미아/박진우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