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차이로 넷마블 앞서
올해 넥슨 '듀랑고' 등 신작 앞세워 추격
넷마블 실적 전망치는 하락세
지난해 게임 업계 빅3(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의 성적은 모바일게임의 성패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모바일게임 강자 넷마블게임즈는 마침내 업계 정상을 차지했으며, 넥슨은 역대 최대 실적에도 아쉽게 '게임 왕좌'를 내줬다.
◆'레볼루션' 업은 넷마블 '승'
지난해 3사는 분기 마다 매출 1위 자리를 뺏고 뺏으며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였다. 특히 업계 관심사는 넥슨과 넷마블의 순위 역전 여부였다. 두 회사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근소한 차이를 보여 4분기 성과에 따라 최종 1위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넷마블의 승리였다. 지난해 넷마블의 매출은 전년보다 61.6% 늘어난 2조4248억원, 영업이익은 72.9% 증가한 5096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2015년 처음 연매출 1조원 고지를 밟은 뒤 2년 만에 2조원 벽까지 넘었다.
역전의 주역은 2016년 12월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이다. 레볼루션은 작년 6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출시전까지 한국 모바일게임 사상 최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레볼루션은 지난해 일본 대만 등 아시아는 물론 북미·유럽까지 진출하며 세를 넓혔다. 그 결과 출시 11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전세계적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모바일게임은 많지 않다. 레볼루션은 지난해 넷마블 전체 매출의 44.1%를 차지했다. ◆넥슨 1200억 차이로 2위
넥슨 역시 지난해 매출 2조 클럽에 입성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선두 수성에는 실패했다. 연매출은 넷마블보다 1261억원 뒤졌다.
넥슨은 작년 매출 2조2987억원(엔화 2349억엔), 영업이익 8856억원(905억엔)을 거뒀다. 엔화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8%, 123%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2조원대 매출뿐 아니라 높은 수익성도 눈길을 끈다.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하며, 영업이익률은 39%로 전년(22%) 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간판 PC온라인게임들이 글로벌 흥행을 이어간 가운데 신작 모바일게임들이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특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작년 하반기 출시된 '액스' '오버히트' 등이 인기를 얻으며 호실적에 기여했다.
모바일 체질 개선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넷마블의 성장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게임 비중도 22%로 전년(24%)보다 2%포인트 줄었다.
넥슨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성과에 목말랐던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을 앞세워 '1조 클럽' 문턱을 가뿐히 넘었다. 지난해 매출은 1조7587억원, 영업이익은 585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8%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흥행으로 모바일 시장에서도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세를 몰아 올해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 '리니지2M' '아이온 템페스트' 등 대형 모바일게임 신작을 내놓으며 입지를 넓히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올해 빅3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야생의 땅: 듀랑고' 등 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들이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어 선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넷마블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올해 최대 20여종의 게임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신작 출시와 레볼루션의 중국 시장 진출 등이 미뤄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실제로 올 들어 넷마블의 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하향되고 있는 추세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