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부동산 청약시장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이나 광역시 우량 사업장에는 여전히 수요자가 몰리는 반면 수도권 외곽과 지방 사업장에는 청약 미달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청약을 접수한 31개 단지 중 11개 단지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1순위 마감률은 35.4%에 그쳤다.

수도권·우량지역엔 청약 몰리고 외곽·지방 사업장은 미달 '속출'
올 들어 최고 경쟁률은 대림산업 계열 삼호가 대구 중구에 선보인 ‘e편한세상 남산’이다. 일반분양 191가구 모집에 최고 경쟁률은 670 대 1이었고, 평균 경쟁률은 346.51 대 1을 기록했다. 사업지 인근이 금융 의료 문화 유통의 중심지인 데다 그동안 신규 공급이 적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려개발·대림산업이 대전 서구 탄방동2구역 재건축을 통해 선보인 ‘e편한세상 둔산’ 1단지도 평균 321.36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GS건설이 지난달 강원 춘천에 공급한 ‘춘천파크자이’도 역대 춘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77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1만3326건이 몰려 평균 17.3 대 1, 최고 59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수도권에서는 삼호가 경기 부천시 소사구 일대에 공급한 ‘e편한세상 온수역’이 1순위에서 31.54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1, 2순위 미달 단지도 속속 쏟아졌다. 삼호와 현대엔지니어링이 경북 구미에 공급한 ‘e편한세상 금오파크’와 ‘힐스테이트 송정’은 일부 주택형이 2순위에서 마감됐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한강금호 어울림’과 부산의 ‘센텀천일스카이원’도 1순위에서는 미달됐다. ‘서대전코아루써밋’ ‘e편한세상 동해’ ‘원주단구내안애’ ‘태안코아루3차’ 등은 2순위에서도 미달됐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청약 경쟁률 양극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수요자가 많이 있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된 단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서다. 김종대 GS건설 부장은 “전반적으로 일부 광역시를 제외하고는 지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청약 환경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가운데 교통 학군 기반시설 등 기본 생활인프라와 가격이 청약 경쟁을 좌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영호 씨엘케이 사장도 “수요자들이 이제는 같은 생활권에서 평면 구조나 교육 등 편의시설을 꼼꼼히 따져 청약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