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에게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한국당은 관례적으로 매주 수요일 당대표와 최고위원, 중진 의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홍 대표의 지방순회 일정 등이 겹치면서 이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

중진 의원들은 홍 대표에게 보낸 요청서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책으로 대한민국이 단 한 발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조차 보수 적통 정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세간의 민심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구국과 구당의 마음으로 한동안 중단됐던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개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을 초월한 정치보복 △국체를 흔드는 좌편향 개헌 △한·미동맹 균열과 한반도 위기 자초 등을 문재인 정부의 실책으로 지적했다.

요청서엔 심재철 이주영 정갑윤(5선), 강길부 나경원 신상진 유기준 정우택 정진석 주호영 한선교 홍문종(4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홍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진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대표는 이 같은 요청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차례 오찬·만찬을 통해 의원들과 소통해왔고 당 대표실은 항상 열려 있다”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는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의를 요청한 의원들은) 부패로 수사를 받는 사람,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당 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사람, 원내대표 경선에서 꼴찌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