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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렸다. 평창 태극전사 144명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사상 최고 성적, 종합 4위 목표 달성을 위한 ‘8484 프로젝트’도 닻을 올렸다. 준비는 끝났다. 놓치면 후회할 대한민국호 결전의 날을 모았다.

한국의 첫 ‘골든데이’는 개막 이틀째인 10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남자 쇼트트랙 1500m 종목에서다. 서이라(26), 황대헌(19), 임효준(22)이 출격해 마수걸이 금빛 사냥에 나선다. 남자 1500m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부터 추가된 종목이다. 한국의 메달밭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 안현수(33)가, 2010년 밴쿠버대회에서 이정수(29)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쇼트트랙은 4년 전 소치대회에서 1500m는 물론 전 종목에서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첫 단추를 잘 끼워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12일에는 최재우(24)가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모굴에서 한국의 올림픽 첫 설상 종목 메달 따기에 도전한다. 모굴 스키는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둔덕을 달리며 회전기술, 공중연기, 속도를 보여주는 종목이다. 모굴은 쇼트트랙만큼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미국, 캐나다 등 전통 강호가 워낙 두터운 벽을 쌓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재우의 기량은 ‘평창의 최대 복병’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최재우는 올 시즌 7차례 월드컵에서 3차례 4위에 오르며 세계랭킹 4위(279점)를 유지하고 있다.

13일은 쇼트트랙의 한풀이 메달 사냥이 시작되는 날이다. 여자 500m 종목이다. 최민정(20)과 심석희(21)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지금까지 여자 500m 종목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한국의 ‘최-심’ 투톱이 중국의 견제와 추격을 막아내고 첫 한풀이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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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인 16일은 ‘스켈레톤 데이’다. 한국 스켈레톤의 기대주 윤성빈(24)이 출격한다. 그 어느 때보다 금메달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2014년 소치대회 때 16위에 그쳤던 윤성빈은 4년 만에 월드컵 시즌 세계랭킹 1위를 꿰차는 등 완전히 달라졌다. 안방 코스라는 이점까지 극대화하면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출발 속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17일은 ‘쇼트트랙 골든데이’다. 남자 1000m, 여자 1500m 경기가 이날 한꺼번에 열려 한국 남매가 동반 금메달을 거머쥘 호기다. 여자팀은 김아랑(23) 심석희 최민정이 출격하고, 남자팀은 서이라 황대헌이 나선다. 선수 대다수가 앞서 열린 경기에 출전해 다관왕도 기대해 볼 만하다. 남자 아이스하키팀은 이날 스위스와 A조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18일은 각본 없는 ‘빙상 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29)가 주인공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의 허전함을 얼음 위의 꽃 ‘상화’가 달래주길 팬들은 고대하고 있다. 이상화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최강자로 떠오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2)를 넘어야 가능한 행복 시나리오다.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이상화를 올림픽 무대에서 볼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커 의미가 남다르기도 하다.

19일에는 ‘환상의 썰매 짝꿍’ 원윤종(33)-서영우(27) 조가 봅슬레이 종목에서 분위기를 달군다. 원윤종-서영우조는 월드컵대회까지 제패하며 2016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강팀이다. 아시아 최초로 일궈낸 수확이다.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내면 이 역시 아시아 최초가 된다.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13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는 게 고무적이다. 게다가 손바닥처럼 트랙을 꿰고 있는 홈경기다.

20일에는 ‘약속의 종목’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이 열린다.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이다. 21일 저녁에는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 결승이 동시에 치러진다. 하루 뒤인 22일에는 남자 500m, 여자 1000m, 남자 5000m 계주 쇼트트랙 결승으로 이어진다. 쇼트트랙에만 금메달 세 개가 걸려 있다. 무더기 금메달 소식을 기대할 만하다.

23일은 ‘김연아 키즈’ 최다빈(18)과 김하늘(16)이 여자 싱글 프리에 도전한다.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등 러시아 강적을 넘어서야 가능한 일이라 첩첩산중이다. 메달 색보다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전망해볼 호기다.

24일은 메달 수를 끌어올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금메달 수를 고쳐 적을 수 있는 종목은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다. 매스스타트는 이번에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남자 이승훈(30), 여자 김보름(25)이 출격해 초대 올림픽 매스스타트 챔피언 자리를 노린다.

봅슬레이 4인승 3, 4차 주행도 남은 희망이다. 1, 2차 주행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경우를 전제로 마지막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기회다. 봅슬레이는 4번의 주행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이날 낮 12시엔 스노보드 남녀 평행대회전결승도 열린다. 이상호(23), 신다혜(30) 등 한국 대표 5명이 마무리 메달 확보에 나선다. 누가 메달을 따든 설상 종목 첫 메달리스트가 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