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전날 개최된 '인민군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인 조선인민군 차수 김정각 동지"라고 언급했다.
김정각이 '군 총정치국장'으로 북한 매체에 호명된 것은 전임 총정치국장이었던 황병서가 북한 공식 보도에서 자취를 감춘 이후 처음이다.
김정각 신임 총정치국장은 8일 조선중앙TV의 열병식 실황 녹화중계에서도 리명수 군 총참모장과 함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양옆에 서고, 김정은의 연설에 앞서 사회를 봐 새로운 위상이 간접 확인됐다.
이에 앞서 우리 국가정보원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된 황병서의 후임으로 김정각이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황병서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주도로 이뤄진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 결과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고, 현재 고급당학교에서 사상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밝힌 바 있다.
총정치국은 북한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검열·통제권을 틀어쥐고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양 사업을 책임진 핵심 기관이다.
김정각은 이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군 창건 70주년 경축 인민군 협주단 음악 무용 종합공연을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영길 총참모부 작전총국장 등과 함께 관람했다고 중앙통신은 별도 기사에서 전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시험발사와 12월 군수공업대회 현장에 불참했던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이번 열병식 주석단에 서 있는 모습이 중앙TV에 포착됐다.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을 주도해온 리병철은 '육군 대장'(별 4개) 칭호를 부여받은 사실이 지난해 4월 확인된 바 있지만, 이날은 상장(별 3개) 계급장을 달고 있어 당시와 비교하면 계급 강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병철은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바로 옆에 서 있어 김정은 위원장과도 상대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자리했다. 중앙통신은 열병식 기사에서 주석단 '특별석'에 자리 잡은 '당과 정부의 지도간부들' 중 한 명으로 리만건 전 당 군수공업부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군수공업부장 자리는 지난해 10월 열린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 이후 리만건에서 태종수로 바뀐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위와 같은 보도를 볼 때 리만건은 새로운 직책으로 이동해 업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