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교수 연구실적 평가 사이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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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교수 갑질'에 맞선 대학원생들의 '반란'?
서울대 졸업생 '김박사넷' 개설
서울대공대·KAIST·포항공대
논문 피인용수 등 3개 지표 평가
학생 리뷰 등 평판도 담길 예정
'갑질교수' 사회에 경각심 줄까
"교수 사회에 새바람" 긍정 속
편견 따른 앙심·음해 우려도
서울대 졸업생 '김박사넷' 개설
서울대공대·KAIST·포항공대
논문 피인용수 등 3개 지표 평가
학생 리뷰 등 평판도 담길 예정
'갑질교수' 사회에 경각심 줄까
"교수 사회에 새바람" 긍정 속
편견 따른 앙심·음해 우려도
서울대 대학원 졸업생이 교수의 연구 능력과 자질 등을 평가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대학원생의 적나라한 평가까지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어서 최근 논란이 커진 ‘갑질 교수’를 걸러낼 장치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동시에 음해성 평가나 ‘마녀사냥’의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공대 교수들 연구력 평가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대학원 졸업생 2명은 최근 이공계 교수평가 사이트 김박사넷(www.phdkim.net)을 개설했다. 현재 베타(시험) 버전 상태로 서울대 공과대학, KAIST, 포항공대 교수들이 평가 대상이다. 과학인용색인(SCI)급 논문수, 피인용수, 박사 졸업생 배출 인원 등 크게 세 가지 지표로 교수를 평가한다. 이공계 평균치와의 비교, 전공별·분야별 순위, 동일계열 연구실 내 위상 등을 표 또는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김박사넷 설립자 A씨는 “연구실에 대한 정보, 교수에 대한 정보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해 대학원 진학 시 실험실 및 교수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이 사이트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잇따르는 교수 갑질 사건으로 연구실 내 인권 문제가 이슈로 부각한 시점에서 김박사넷의 등장은 적잖은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현재 김박사넷은 객관적으로 평가 가능한 정보를 위주로 사이트를 꾸몄지만 조만간 대학원생들이 교수와 연구실에 대해 점수를 매기거나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대학 연구실 속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셈이다.
미국에도 교수 강의평가 사이트인 ‘레이트마이프로페서(ratemyprofessor)’나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경제학자들의 랭킹을 매기는 ‘리펙(repec)’ 등이 있다. 하지만 교수들의 연구력, 연구실 분위기 등에 대한 주관적 평가까지 담을 예정인 김박사넷은 해외 사례에 비춰봐도 새로운 시도다.
◆‘음해성 평가’ 문제 막을 수 있을까
대학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2000년대 후반 서울대 ‘스누이브’, 고려대 ‘클루’ 등 강의평가 사이트들은 강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박사넷 역시 연구에 소홀하거나 대학원생 인건비 착복, 노동력 착취 등 갑질을 일삼는 교수들에게 경종을 울릴 전망이다. 한 사립대 조교수는 “적어도 연구실 내에서 교수들의 권력은 견제받지 않았다”며 “정체된 교수 사회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시선도 만만찮다. 강의평가 사이트의 경우에서처럼 개인적 앙심이나 편견에 기초한 ‘악성평가’ 문제가 우려된다. 동료 교수를 깎아내리기 위한 음해성 평가의 가능성도 있다. 한 서울대 중견급 교수는 “교수의 스파르타식 교육 방식이 누군가에겐 고마움으로, 다른 누군가에겐 갑질로 해석되는 현실을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설립자 A씨는 “어떻게 하면 가치 중립적인 평가가 가능할지 고민 중”이라며 “최대한 신뢰성과 정확성 높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평가 툴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정환/장현주 기자 jung@hankyung.com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대학원 졸업생 2명은 최근 이공계 교수평가 사이트 김박사넷(www.phdkim.net)을 개설했다. 현재 베타(시험) 버전 상태로 서울대 공과대학, KAIST, 포항공대 교수들이 평가 대상이다. 과학인용색인(SCI)급 논문수, 피인용수, 박사 졸업생 배출 인원 등 크게 세 가지 지표로 교수를 평가한다. 이공계 평균치와의 비교, 전공별·분야별 순위, 동일계열 연구실 내 위상 등을 표 또는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김박사넷 설립자 A씨는 “연구실에 대한 정보, 교수에 대한 정보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해 대학원 진학 시 실험실 및 교수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이 사이트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잇따르는 교수 갑질 사건으로 연구실 내 인권 문제가 이슈로 부각한 시점에서 김박사넷의 등장은 적잖은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현재 김박사넷은 객관적으로 평가 가능한 정보를 위주로 사이트를 꾸몄지만 조만간 대학원생들이 교수와 연구실에 대해 점수를 매기거나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대학 연구실 속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셈이다.
미국에도 교수 강의평가 사이트인 ‘레이트마이프로페서(ratemyprofessor)’나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경제학자들의 랭킹을 매기는 ‘리펙(repec)’ 등이 있다. 하지만 교수들의 연구력, 연구실 분위기 등에 대한 주관적 평가까지 담을 예정인 김박사넷은 해외 사례에 비춰봐도 새로운 시도다.
◆‘음해성 평가’ 문제 막을 수 있을까
대학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2000년대 후반 서울대 ‘스누이브’, 고려대 ‘클루’ 등 강의평가 사이트들은 강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박사넷 역시 연구에 소홀하거나 대학원생 인건비 착복, 노동력 착취 등 갑질을 일삼는 교수들에게 경종을 울릴 전망이다. 한 사립대 조교수는 “적어도 연구실 내에서 교수들의 권력은 견제받지 않았다”며 “정체된 교수 사회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시선도 만만찮다. 강의평가 사이트의 경우에서처럼 개인적 앙심이나 편견에 기초한 ‘악성평가’ 문제가 우려된다. 동료 교수를 깎아내리기 위한 음해성 평가의 가능성도 있다. 한 서울대 중견급 교수는 “교수의 스파르타식 교육 방식이 누군가에겐 고마움으로, 다른 누군가에겐 갑질로 해석되는 현실을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설립자 A씨는 “어떻게 하면 가치 중립적인 평가가 가능할지 고민 중”이라며 “최대한 신뢰성과 정확성 높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 평가 툴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정환/장현주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