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보호·심리적 안정 위해 가지각색 처방 등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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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세계 각국 선수들이 평창의 '칼바람'에 맞서기 위해 가지각색의 장비를 동원하고 나섰다.

1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체감 온도가 최저 18도에 이르는 평창의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첨단기술이 접목된 장비를 가져오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자신이 직접 만든 처방전까지 마련했다.

이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장치는 '안면 마스크'이다.

슬로바키아와 일부 동유럽 국가 선수들은 찬 공기로부터 얼굴을 보호하려고 볼과 코 부위에 스티커 형태의 운동용 테이프를 붙이고 나타났다.

슬로바키아 올림픽 선수단의 루보미르 수제크 팀닥터는 그 나라의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노출된 피부를 보호하려고 바셀린과 안면 테이프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사안은 알파인 스키에서 매우 중대하다"며 "피부가 얼지 않도록 얼굴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YT는 안면 테이프가 어느 정도 편안함을 줄 수도 있지만, 그 효과의 대부분은 심리적 측면에서 기인한다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종목 선수들이 입에 휘슬처럼 생긴 장치를 물고 있는 이색적인 장면도 목격됐다.

이 장치는 선수들이 호흡할 때 열교환을 하는 '입 난로' 역할을 한다.

장치 내부에 설치된 알루미늄 코일이 숨을 내쉴 때 나오는 열기를 붙잡아 두는 원리를 이용했다.

선수들이 찬 공기를 들이마실 때 그 공기가 장치 내 남아 있는 열기에 따뜻하게 데워지면서 폐로 호흡할 때 추위를 덜 느끼게 된다.

체코 바이애슬론 선수가 이 장치를 사용하다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평창 칼바람 이겨라… 안면테이프·입난로까지 등장
미국과 캐나다 선수들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방열 의류를 착용해 눈길을 끈 경우다.

미국 선수단은 전날 개회식 때 배터리팩에다 온도 조절 장치를 갖춘 첨단 단복을 입고 등장했다.

빨간색과 흰색, 파란색이 어우러진 이 파카에는 얇은 배터리팩과 발열하는 잉크가 들어가 있다.

캐나다 알파인 스키 종목 선수들도 슬로프에서 하강할 때를 대비해 제작한 자체 발열의 바지를 입었다.

프리스타일 스키장의 한 언덕에서는 차가운 잔디와 발바닥 사이를 가로막는 요가 매트처럼 보이는 매트가 설치돼 있다.

노르웨이 선수들은 자신이 만든 핫초코 음료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탈리아 팀은 아예 자국 선수들에게 개회식 행사 중 즐기는 부분은 건너뛰라고 요구했다.

이탈리아 선수단의 다닐로 디 토마소 부단장은 "이런 결정을 내리기는 처음"이라며 "밴쿠버 올림픽 때는 실내였고 소치(올림픽)에서는 춥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