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교수 "제재해제 위해 한국 흔든 뒤 미국을 움직이려 할 것"
오쿠조노 교수 "중국 이어 한국도 대북 설득 파이프 갖는 셈"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요청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라면서 결국 북한의 목표는 제재해제를 위해 미국과 대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원 와세다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11일 "문 대통령에 대한 방북 요청이 평창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에 의해 친서를 전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화를 향한 북한의 강한 의사를 보여줬다"고 마이니치신문에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시선은 자신들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미국에 가 있다"며 "제재해제를 위해 우선 한국을 흔들고, 그 후에 미국을 움직이려는 것이 북한의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한국 측도 북미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라지만, 문 대통령의 방북이 바로 실현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한국 측은 우선 특사를 북한에 보내는 등 방북요청의 진의를 확인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교도통신에 "오는 4월 한미 연합훈련이 종전과 같은 규모로 실시될지, 그 경우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전문가 "'문대통령 방북초청' 북한 목표는 미국과 대화"
오쿠조노 히데키(奧園秀樹) 시즈오카(靜岡) 현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북한과의 대화는 현 정권의 지지기반인 진보세력이 전부터 요구해 온 것"이라며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방북은 핵 문제의 구체적 진전 전망이 없는 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방북은 미국이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생각해볼 수 있는 북핵 문제 진전으로는 문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이 '핵실험 동결'을 명언하는 것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은 중단할 수 없지만, 핵실험 동결은 핵 개발이 상당히 진전된 상황에서는 그다지 고통을 수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반면 북미회담에는 미국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므로, 북한이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이 북한에 접근하는 것은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중국만이 가진 대북설득 파이프를 한국이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한국이 북한의 대변자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미·일이 확실하게 사태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전문가 "'문대통령 방북초청' 북한 목표는 미국과 대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