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초 내에 알린다더니… 7분 걸린 긴급재난문자
11일 새벽 5시10분께 국민 대다수 휴대폰에는 기상청이 보낸 긴급재난문자(CBS)가 도착했다. 같은 날 오전 5시3분께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으니 여진 등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내용이었다. 지진 발생 이후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데 7분가량이나 소요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규모 5.4)이 일어난 이후 가장 강력한 여진이 발생한 이날 기상청의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앞서 기상청은 지진 발생 이후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올해 안에 7초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이날 기상청은 지진 관측 약 55초 만인 오전 5시4분께 자동 추정 결과만 반영해 “규모 4.7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언론사와 유관 기관에 속보를 전송했다. 이후 수동 분석을 통해 규모를 4.6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오전 5시8분께 속보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국민에게 직접 전송하는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관측 이후 6분30여 초 뒤인 오전 5시10분에야 발송됐다.

기상청은 문자 발송이 늦은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원래 언론사나 유관기관에 지진 관측 이후 100초 안에 속보를 내보내면서 긴급재난문자도 같이 전송해야 한다”며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