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제약주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치매 치료제 등 신약 개발 기대에 개인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명문제약은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30원(8.86%) 하락한 9570원에 마감했다. 동성제약(-9.43%) 삼일제약(-7.25%) 고려제약(-3.48%) 등 다른 중소형 제약주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명문제약은 지난 5일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서만 51.42% 뛰었다. 한국거래소는 이 회사 주가가 단기과열됐다고 보고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날부터 14일까지 사흘간 ‘단기과열 완화장치’를 발동해 30분 간격으로 주식을 거래시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하루평균 40만~50만 주가량 거래되던 종목이 최근 800만 주 넘게 거래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삼일제약과 고려제약도 최근 주가 급등으로 단기과열 완화장치 적용 대상이 됐다.

상당수 중소형 제약주는 정부의 정책 수혜 및 신약 개발 기대 때문에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정부는 2020년부터 10년간 약 1조1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치매 예방과 치료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명문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치매치료제 약물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 고려제약도 중추신경계 치매치료 예방제인 ‘뉴로메드’를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치매 환자 수가 2043년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단기 증상 완화 약물 외에는 시장에 나온 게 없다”며 “치매 관련 치료제를 놓고 제약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높은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는 성과나 실적이 부진한 곳이 적지 않아 개인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명문제약과 고려제약의 이달 개인 비중(거래대금 기준)은 각각 97.85%, 97.88%에 달한다.

명문제약은 지난해 3분기까지 5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4분기까지 합친 작년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101억원)에 비해 줄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급락을 틈타 각종 테마주가 활개를 치면서 치매 관련 제약주에도 투자자의 관심이 쏠렸다”며 “주가 등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