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의 연임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해 관료 출신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 데다 급변하는 국내외 금융 여건과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했을 때 ‘연임 카드’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2일 한은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기 한은 총재 후보를 7~8명으로 좁혀 내부 검증을 하고 있다. 후보군에는 한은 출신과 관료·교수 출신이 두루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의 임기는 오는 3월31일까지다.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달 초께 한은 총재 지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유력 후보가 눈에 띄지 않으면서 일각에선 이 총재의 연임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이미 4년간 통화당국 수장으로 활약하며 국제 금융시장의 인맥을 쌓아온 이 총재가 적임자라는 것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부담도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총재가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됐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는 특별한 과오가 없으면 연임하는 사례가 많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재닛 옐런 전 의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연임했다. 4월 5년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연임이 유력하다. 반면 한은은 김유택 전 총재(1951년 12월18일~1956년 12월12일)와 김성환 전 총재(1970년 5월2일~1978년 5월1일) 이후 연임 사례가 없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