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엔 질 수 없다"… 배수진 친 남북단일팀 '유종의 미' 거둘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가 14일 강원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국민 민족 감정’의 주요 대상인 일본이다. 새라 머리 단일팀 감독이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빙상계 관계자는 13일 “1998년 나가노에 이어 2014년 소치에서도 일본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전패를 당했지만 약한 상대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며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22위, 북한은 25위인 반면 일본은 9위로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선 경기에서 단일팀 선수들이 퍽을 정확하게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일본전에서는 침착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첫 골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아이스하키팀도 한국처럼 스웨덴과 스위스에 졌다. 그러나 점수 차이는 각각 2-1, 3-1로 크지 않았다. 단일팀이 스위스, 스웨덴과 치른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8-0으로 대패한 것과 큰 차이다. 역대 한·일전 전적에서도 한국은 일본에 7전 전패다. 한국 대표팀은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3-0으로 졌다.

단일팀은 이날 예정된 훈련을 취소했다. 취소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단일팀 선수들이 2경기 연속 대패로 큰 충격을 받고 의욕을 잃은 상황에서 훈련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머리 감독이 차라리 휴식을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12일 스웨덴과의 경기 뒤 단일팀 선수들은 취재진에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선수는 울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풀 죽은 모습만 보이는 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한·일전에 임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단일팀의 김희원 선수는 “한·일전은 이겨야 한다는 한마디밖에, 말할 것이 그것밖에 없다”며 “앞선 경기들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연은 일본전에서 첫 골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믿습니다. 가능하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