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을 중시하는 문화는 서양도 마찬가지다. 서구의 3에 대한 신성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기독교의 삼위일체 개념이다. 또한 우리가 지각하는 세계인 3차원, 색채 혼합의 기본인 빨강, 파랑, 노랑 3원색이 그렇다. 이처럼 서양에서도 3은 늘 완벽, 신성, 최고를 의미했다.
고대 문화 속의 3뿐만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서도 여전히 3은 중요한 선택의 기점으로 작용한다. 삼세번, 작심삼일, 삼진아웃 등 은연중에 우리는 3을 마무리, 완결을 짓는 기준점으로 생각해왔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3수 끝에 유치에 성공한 올림픽이자, 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다시 한반도에서 열리는 전 세계적 이벤트다. 평창의 첫 도전은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였다. 1차에서 최다득표를 하고도 결선 투표에서 3표 차로 졌다. 두 번째 도전은 2007년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였다. 다시 소치에 4표 차로 지며 패배의 쓴맛을 보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세 번째 도전 끝에 압도적인 표 차로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세 번까지 용인하는 우리의 문화가 없었더라면 평창올림픽 유치가 두 번째로 실패했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주요 외신은 이때 우리나라의 세 번째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인내’ ‘끈질긴 도전에 대한 (자국민들의) 긍정적 평가’의 결과라고 극찬했다. 두 번의 눈물 끝에 맞이한 성공. 태극마크를 단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 번을 도전하는 끈기와 인내로 이번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결실을 보았으면 좋겠다. 우리 국민도 평창의 정신을 이어받아 두 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 성공하는 ‘3’의 양기(陽氣)를 듬뿍 느끼는 한 해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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