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투자 전략] "IT주식 반등할 것" vs "미디어·게임주식 비중 늘려야"… 시각 엇갈리는 펀드매니저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해 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던 정보기술(IT)주를 바라보는 펀드매니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랠리는 꺾이지 않았다”며 올해도 IT업종 상승세를 전망하는 매니저들이 있는가 하면, “이익증가율이 꺾일 것”이란 판단에 바이오 미디어 게임주 등으로 갈아타는 매니저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IT 대신 미디어·게임·바이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성장중소형주’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 등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팔았다. 두 펀드 모두 지난해 IT업종을 대거 편입해 높은 수익을 냈던 상품이다.
대신성장중소형주는 지난해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35.94%)을 냈다. 이 펀드는 포트폴리오 공개가 가능한 2개월 전 기준 IT업종을 40.04% 담고 있다. 전월에 비해 비중을 6.34% 줄였다. 대신 파라다이스(펀드 내 비중 3.33%) 호텔신라(2.71%) LG생활건강(1.89%) 등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피해주와 펄어비스(2.07%) 등 게임주 비중이 크게 늘었다.
펀드를 운용하는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리서치운용본부 팀장은 “올해도 IT업종 성장세는 이어지겠지만 성장률은 꺾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펀드에서 IT업종 비중은 낮추고 기저효과가 돋보이는 사드 피해주와 글로벌 진출이 활발한 게임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도 펀드에서 IT 대신 미디어와 엔터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 펀드에서 IT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7.99%로 시장 내 비중인 37.21%보다 10%포인트가량 낮다. 대신 미디어와 게임주 비중이 높다. 이 펀드의 보유종목 상위에는 SBS(펀드 내 비중 4.11%) 넷마블게임즈(3.28%) 등이 포진해 있다.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운용을 담당하는 이준혁 한화자산운용 밸류운용팀장(상무)은 “2000년대 초반 IT랠리 때도 반도체 등 하드웨어 업체 주가가 먼저 올랐고 이후에는 이를 활용하는 인터넷, 게임 등 소프트웨어 업체 주가가 장기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급등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돌풍이 한국 증시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1년간 33.37% 수익을 낸 중소형주펀드인 ‘맥쿼리뉴그로쓰’도 IT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액티브팀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IT주가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최근엔 줄이고 있다”며 “대신 조선 건설 등 산업재 비중을 점차 늘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IT 상승세 올해도 이어진다”
IT업종에 대한 긍정론을 펼치는 펀드매니저도 적지 않다. ‘신한BNPP좋은아침희망’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을 지난해 9월 14.66%에서 11월 17.76%까지 늘린 뒤 올해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개월 전 포트폴리오 기준 이 펀드는 전체 자산 가운데 삼성전자를 18.09% 담고 있다.
이 펀드를 담당하는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주식운용실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반도체 사이클을 과거와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며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에서 대형 IT주는 물론 반도체 생산장비 업체들의 주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가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을 확인하면 IT주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기는 이르다는 매니저들도 여전히 많다. 저평가된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신영마라톤’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을 12%대로 유지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CIO)은 “삼성전자 등 국내 IT주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업황과 관계없이 가치주로서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중소형FOCUS를 운용하는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 역시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방안에 적극적”이라며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을 노린 매수세가 생기기 때문에 주가 흐름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 펀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다. 2개월 전 기준 삼성전자를 5.47% 담고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IT 대신 미디어·게임·바이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성장중소형주’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펀드 등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팔았다. 두 펀드 모두 지난해 IT업종을 대거 편입해 높은 수익을 냈던 상품이다.
대신성장중소형주는 지난해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35.94%)을 냈다. 이 펀드는 포트폴리오 공개가 가능한 2개월 전 기준 IT업종을 40.04% 담고 있다. 전월에 비해 비중을 6.34% 줄였다. 대신 파라다이스(펀드 내 비중 3.33%) 호텔신라(2.71%) LG생활건강(1.89%) 등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피해주와 펄어비스(2.07%) 등 게임주 비중이 크게 늘었다.
펀드를 운용하는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리서치운용본부 팀장은 “올해도 IT업종 성장세는 이어지겠지만 성장률은 꺾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펀드에서 IT업종 비중은 낮추고 기저효과가 돋보이는 사드 피해주와 글로벌 진출이 활발한 게임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도 펀드에서 IT 대신 미디어와 엔터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 펀드에서 IT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7.99%로 시장 내 비중인 37.21%보다 10%포인트가량 낮다. 대신 미디어와 게임주 비중이 높다. 이 펀드의 보유종목 상위에는 SBS(펀드 내 비중 4.11%) 넷마블게임즈(3.28%) 등이 포진해 있다.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 운용을 담당하는 이준혁 한화자산운용 밸류운용팀장(상무)은 “2000년대 초반 IT랠리 때도 반도체 등 하드웨어 업체 주가가 먼저 올랐고 이후에는 이를 활용하는 인터넷, 게임 등 소프트웨어 업체 주가가 장기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급등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돌풍이 한국 증시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1년간 33.37% 수익을 낸 중소형주펀드인 ‘맥쿼리뉴그로쓰’도 IT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액티브팀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IT주가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최근엔 줄이고 있다”며 “대신 조선 건설 등 산업재 비중을 점차 늘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IT 상승세 올해도 이어진다”
IT업종에 대한 긍정론을 펼치는 펀드매니저도 적지 않다. ‘신한BNPP좋은아침희망’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을 지난해 9월 14.66%에서 11월 17.76%까지 늘린 뒤 올해도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개월 전 포트폴리오 기준 이 펀드는 전체 자산 가운데 삼성전자를 18.09% 담고 있다.
이 펀드를 담당하는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주식운용실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반도체 사이클을 과거와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며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에서 대형 IT주는 물론 반도체 생산장비 업체들의 주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가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올해 1분기 실적을 확인하면 IT주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기는 이르다는 매니저들도 여전히 많다. 저평가된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신영마라톤’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을 12%대로 유지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CIO)은 “삼성전자 등 국내 IT주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업황과 관계없이 가치주로서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중소형FOCUS를 운용하는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 역시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방안에 적극적”이라며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을 노린 매수세가 생기기 때문에 주가 흐름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 펀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다. 2개월 전 기준 삼성전자를 5.47% 담고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