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금융시장… '재테크 전략'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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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질린 글로벌 증시
예상 뛰어넘는 미국 임금상승폭
인플레이션 압력 강해지며 미국 금리인상 속도·횟수 늘수도
투자전략 어떻게?
국내 증시조정은 미국 때문
증시 급락으로 주가매력 커져
현금 등 안전자산 비중 늘리되
가격매력 갖춘 우량주 담아야
예상 뛰어넘는 미국 임금상승폭
인플레이션 압력 강해지며 미국 금리인상 속도·횟수 늘수도
투자전략 어떻게?
국내 증시조정은 미국 때문
증시 급락으로 주가매력 커져
현금 등 안전자산 비중 늘리되
가격매력 갖춘 우량주 담아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가 세계 증시를 덮쳤다. 미국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뛸 조짐이 보이자 금리를 빠르게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물가 상승폭을 누르기 위해서다. 주식 투자자들은 앞다퉈 주식을 팔았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급락했지만 위험자산의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자금 대이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능한 한 현금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우량주는 담아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금융시장 왜 요동치나
시작은 미국이었다. 지난 2일 미국 노동부는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1년 전과 비교해 2.9% 올랐다고 발표했다.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예상을 뛰어넘는 임금 상승폭에 투자자들이 놀랐다. 임금이 오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진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물가 상승폭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횟수도 늘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았다. 금리가 오르면 통상 주가엔 부정적이다. 예금 이자가 높아져 개인 자금은 은행으로 몰리고, 돈을 비싸게 빌리게 된 기업은 투자를 줄이기 때문이다.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도 주가에 찬물을 부었다. 물가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채권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섰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2.88%까지 급등했다. 4년 만의 최고치다. 채권값이 떨어지면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돈이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진다.
글로벌 증시는 새파랗게 질렸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1주일 동안 5.2% 떨어졌다. 5일 하루에만 4.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8.1%, 상하이종합지수는 9.6%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6.3% 하락해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보다는 ‘선방’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 불안감 역시 커졌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상무는 “Fed가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경기가 활황이기 때문”이라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았다면 금리 인상이 오히려 주가 상승의 빌미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주식 원자재 등 글로벌 자산 가격이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차익실현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전략 어떻게 짤까
글로벌 증시가 비틀대고 있지만 주식에서 떠날 때는 아니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기업 실적 전망치에는 변화가 없어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이번 증시 조정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 때문에 시작됐다”며 “미국 증시는 지난 9년간 상승을 이어오며 가격 부담이 생겼지만 국내 증시는 상승폭이나 기간이 모두 충분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시점이 아니라는 진단도 나왔다. 삼성증권 이 상무는 “글로벌 자금 흐름이 안전자산으로 돌아섰다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증시와 통화가 더 크게 망가졌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 증시의 낙폭이 크기 때문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그는 “오히려 최근 증시 급락으로 주식의 가격 매력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큰 틀에서 투자전략을 수정할 필요는 없더라도 현금 비중을 일부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제자리에 서 있되 소나기를 피할 우산 정도는 펴야 한다는 얘기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주식부문 대표는 “주가가 단기 급락해 주식을 많이 팔 순 없겠지만 수익을 많이 낸 종목을 일부 차익실현하는 식으로 현금 비중을 늘릴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우량주라면 사볼 만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허 사장은 “비싸서 살 엄두를 못 내던 우량주를 담을 기회”라고 조언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장에선 대부분 주식이 돌아가며 빠지기 때문에 덜 빠지는 종목을 찾거나 오르는 종목이라는 이유로 추종매매하는 게 가장 피해야 할 전략”이라며 “가격 매력과 펀더멘털을 겸비한 우량주를 사서 반등을 기다리는 전략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시장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급락했지만 위험자산의 매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자금 대이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능한 한 현금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우량주는 담아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금융시장 왜 요동치나
시작은 미국이었다. 지난 2일 미국 노동부는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1년 전과 비교해 2.9% 올랐다고 발표했다.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예상을 뛰어넘는 임금 상승폭에 투자자들이 놀랐다. 임금이 오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진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물가 상승폭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횟수도 늘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았다. 금리가 오르면 통상 주가엔 부정적이다. 예금 이자가 높아져 개인 자금은 은행으로 몰리고, 돈을 비싸게 빌리게 된 기업은 투자를 줄이기 때문이다.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도 주가에 찬물을 부었다. 물가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채권 투자자들은 매도에 나섰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2.88%까지 급등했다. 4년 만의 최고치다. 채권값이 떨어지면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돈이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진다.
글로벌 증시는 새파랗게 질렸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1주일 동안 5.2% 떨어졌다. 5일 하루에만 4.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8.1%, 상하이종합지수는 9.6%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6.3% 하락해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보다는 ‘선방’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 불안감 역시 커졌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상무는 “Fed가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경기가 활황이기 때문”이라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았다면 금리 인상이 오히려 주가 상승의 빌미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주식 원자재 등 글로벌 자산 가격이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차익실현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전략 어떻게 짤까
글로벌 증시가 비틀대고 있지만 주식에서 떠날 때는 아니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기업 실적 전망치에는 변화가 없어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이번 증시 조정은 국내가 아니라 미국 때문에 시작됐다”며 “미국 증시는 지난 9년간 상승을 이어오며 가격 부담이 생겼지만 국내 증시는 상승폭이나 기간이 모두 충분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시점이 아니라는 진단도 나왔다. 삼성증권 이 상무는 “글로벌 자금 흐름이 안전자산으로 돌아섰다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증시와 통화가 더 크게 망가졌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 증시의 낙폭이 크기 때문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여전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그는 “오히려 최근 증시 급락으로 주식의 가격 매력이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큰 틀에서 투자전략을 수정할 필요는 없더라도 현금 비중을 일부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제자리에 서 있되 소나기를 피할 우산 정도는 펴야 한다는 얘기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주식부문 대표는 “주가가 단기 급락해 주식을 많이 팔 순 없겠지만 수익을 많이 낸 종목을 일부 차익실현하는 식으로 현금 비중을 늘릴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우량주라면 사볼 만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허 사장은 “비싸서 살 엄두를 못 내던 우량주를 담을 기회”라고 조언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장에선 대부분 주식이 돌아가며 빠지기 때문에 덜 빠지는 종목을 찾거나 오르는 종목이라는 이유로 추종매매하는 게 가장 피해야 할 전략”이라며 “가격 매력과 펀더멘털을 겸비한 우량주를 사서 반등을 기다리는 전략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