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데 이가 시큰... 치아 크랙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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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은 교수(왼쪽)와 김신영 교수.](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01.15970765.1.jpg)
치아는 뼈와 달리 깨진 부분이 다시 붙지 않는다. 초기에 발견하면 치아 크랙이 악화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간단한 치료로 치아 기능을 온전히 회복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균열 범위가 치아 뿌리까지 커져 이를 뽑아야 할 수도 있다.
치아 크랙은 대구치(어금니)에 가장 많이 생긴다. 양성은·김신영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 보존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2011년 7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진료한 182개의 치아 크랙 중 159개(87.4%)가 대구치 크랙이었다. 하악 대구치가 86개(47.8%), 상악 대구치가 73개(39.6%)로 아랫쪽이 위쪽보다 많았다.
환자 연령대는 50대가 다수였다. 양성은 교수는 "나이가 들면 치아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아질의 피로 저항도가 떨어지고 치아 내부의 수분량이 줄어 작은 충격에도 크랙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평소 통증이 없다가 음식을 씹을 때 시큰거리면 치아 크랙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아 크랙은 치주낭을 유발해 치아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치주염으로 치아의 잇몸뼈가 손상되면 치아 뿌리와 잇몸 사이가 벌어진다. 그 틈이 치주낭이다. 치아 크랙이 치아의 윗부분에 한정되면 치주낭 깊이는 3㎜ 이내다. 치아 신경까지 파괴할 위험은 10% 정도로 비교적 낮다.
치아 크랙이 치아의 아랫부분까지 진행되면 치주낭 깊이가 4㎜ 이상이다. 이 경우 치아 신경이 죽는 치수괴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치주낭 깊이가 4~6㎜인 치아의 31.8%, 7㎜인 치아의 28.6%에서 치수괴사가 나타났다.
치수괴사 환자는 죽은 치수 조직을 제거하는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치수를 깨끗이 없애고 내부를 소독한 뒤 빈 공간을 인공 물질로 영구적으로 채워넣어 재발을 방지한다. 치수가 없는 치아는 혈액의 영양분을 공급 받지 못해 쉽게 부서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치아를 감싸는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
양 교수는 "치아 크랙의 진행 정도는 의사도 쉽게 알기 어렵고 치료가 잘 됐어도 균열이 심해질 수 있다"며 "중장년층은 주기적으로 치아 건강을 확인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치아가 강한 압력을 받지 않도록 해야 치아 크랙을 막을 수 있다. 김신영 교수는 "치아 크랙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씹을 때 한쪽 치아만 자주 사용하거나 얼음, 건어물, 오돌뼈 같은 딱딱한 음식을 즐기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