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2강 체제' 요동치나…해외 시장도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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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면세점들이 설 연휴 이후 치열한 영토 확장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점에서 부분 철수를 결정한 데다 월드타워점의 특허(영업권)마저 박탈당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업계 2위(매출액 기준)인 신라면세점과 무섭게 성장 중인 신세계면세점이 빈 매장을 맡아 운영하게 되면 기존 롯데·신라 2강(强) 체제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4~5년 전부터 불붙은 해외 면세점 진출에도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지난 1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K스포츠재단 70억원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이에 관세청이 롯데면세점의 특허 취소 검토에 들어갔다. 재판에 앞서 관세청은 '뇌물죄가 확정되면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취소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K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제3자 뇌물에도 해당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에 롯데면세점 사업을 두고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탓에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특허 상실'이란 악재까지 겹친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앞서 임대료 문제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사업권(향수·화장품·패션 등 전품목)을 반납하기로 했다. 내달 중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통보를 받게 되면 롯데는 연장 영업(120일) 이후 매장을 비워야 한다.
롯데면세점의 작년 전체 매출액 6조598억원 가운데 인천공항면세점이 기록한 매출액은 약 1조1200억원. 월드타워점의 매출액은 5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천공항점의 새로운 사업자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입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주요 면세점의 점포별 매출 비중은 시내 면세점이 70%, 출국장이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두 지점(인천공항·월드타워점)을 제외한 롯데면세점의 작년 전체 매출액은 약 4조3660억원.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전년보다 14.6% 증가한 3조4490억원, 신세계면세점도 1조834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90.9%)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면세점 경쟁에서 2강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의 총수 부재로 신라면세점의 속도 우위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신세계면세점은 강남점 오픈에 주력하며 해외 사업을 검토 중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해를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 사업장 안착에 주력할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2013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내점을 시작으로 미국 괌공항점(2013년 7월) 일본 간사이공항점(2014년 9월) 도쿄 긴자점(2016년 3월) 베트남 다낭공항점(2017년 5월) 태국 방콕시내점(2017년 6월)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해외 면세점의 성과도 놀라운 수준에 도달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 해외 매장 운영이 안정되면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베트남 진출 첫해 흑자를 달성했는데 다낭공항점의 경우 임시 오픈 7개월, 그랜드 오픈 2개월 만에 이익을 냈다"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공항점을 필두로 나트랑, 다낭 시내로도 빠르게 진출할 계획이었다. 나아가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추가 출점 역시 검토 중이었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4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향수·화장품 및 패션 액세서리 분야 사업권을 획득하고 12월에 문을 열었다.
신라면세점은 이로써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장품·향수 면세점 사업자로 급부상했다.
2014년 10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넘겨받아 해외 진출에 나선 신라면세점은 그 해 11월부터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2016년 6월에는 일본 다카시마야 백화점과 합작사를 설립해 도쿄 시부야의 다카시마야 신주쿠점에, 11월에는 태국 까투(Kathu) 지역에 잇따라 면세점을 열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세계 면세점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각국에서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면세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업계 2위(매출액 기준)인 신라면세점과 무섭게 성장 중인 신세계면세점이 빈 매장을 맡아 운영하게 되면 기존 롯데·신라 2강(强) 체제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4~5년 전부터 불붙은 해외 면세점 진출에도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지난 1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K스포츠재단 70억원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이에 관세청이 롯데면세점의 특허 취소 검토에 들어갔다. 재판에 앞서 관세청은 '뇌물죄가 확정되면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취소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K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롯데그룹이 70억원을 낸 부분은 대통령의 강요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제3자 뇌물에도 해당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에 롯데면세점 사업을 두고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탓에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특허 상실'이란 악재까지 겹친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앞서 임대료 문제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사업권(향수·화장품·패션 등 전품목)을 반납하기로 했다. 내달 중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통보를 받게 되면 롯데는 연장 영업(120일) 이후 매장을 비워야 한다.
롯데면세점의 작년 전체 매출액 6조598억원 가운데 인천공항면세점이 기록한 매출액은 약 1조1200억원. 월드타워점의 매출액은 5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천공항점의 새로운 사업자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입찰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주요 면세점의 점포별 매출 비중은 시내 면세점이 70%, 출국장이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두 지점(인천공항·월드타워점)을 제외한 롯데면세점의 작년 전체 매출액은 약 4조3660억원.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전년보다 14.6% 증가한 3조4490억원, 신세계면세점도 1조834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90.9%)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면세점 경쟁에서 2강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의 총수 부재로 신라면세점의 속도 우위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신세계면세점은 강남점 오픈에 주력하며 해외 사업을 검토 중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해를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해외 사업장 안착에 주력할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2013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내점을 시작으로 미국 괌공항점(2013년 7월) 일본 간사이공항점(2014년 9월) 도쿄 긴자점(2016년 3월) 베트남 다낭공항점(2017년 5월) 태국 방콕시내점(2017년 6월)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해외 면세점의 성과도 놀라운 수준에 도달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 해외 매장 운영이 안정되면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베트남 진출 첫해 흑자를 달성했는데 다낭공항점의 경우 임시 오픈 7개월, 그랜드 오픈 2개월 만에 이익을 냈다"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공항점을 필두로 나트랑, 다낭 시내로도 빠르게 진출할 계획이었다. 나아가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추가 출점 역시 검토 중이었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4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향수·화장품 및 패션 액세서리 분야 사업권을 획득하고 12월에 문을 열었다.
신라면세점은 이로써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등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장품·향수 면세점 사업자로 급부상했다.
2014년 10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넘겨받아 해외 진출에 나선 신라면세점은 그 해 11월부터 마카오 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2016년 6월에는 일본 다카시마야 백화점과 합작사를 설립해 도쿄 시부야의 다카시마야 신주쿠점에, 11월에는 태국 까투(Kathu) 지역에 잇따라 면세점을 열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세계 면세점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각국에서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면세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호텔신라의 신라면세점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