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복합 대표 '1호' 박제언 "첫 도전은 실망만… 그래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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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ZK.15980598.1.jpg)
하나도 하기 힘든 종목을 두루 잘해야 해 '스키의 왕'으로 불리지만, 스키점프도 크로스컨트리도 불모지 수준인 한국에선 제대로 된 선수를 볼 수 없었다.
2018 평창올림픽 개최국이 되면서 스키 전 종목 출전을 목표로 한국도 2013년 본격적으로 선수 육성을 시작했는데, 그때 노르딕복합 첫 국가대표로 뽑힌 박제언(25)이 이번 대회에 유일한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14일 열린 첫 경기 노멀힐/10㎞에서 그는 30분56초5로 47명 중 46위에 자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그는 "실망감만 느꼈다. 많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첫 종목인 스키점프를 마치고 착지할 때부터 그의 표정엔 이미 아쉬움이 가득했다.
고개를 숙이며 탄식을 내뱉었다.
점프 성적은 42위(86m·73.3점).
![노르딕복합 대표 '1호' 박제언 "첫 도전은 실망만… 그래도 다시"](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PYH2018021420840001300_P2.jpg)
예상 밖의 난조로 크로스컨트리에 나섰을 땐 몸이 더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최근 3년 중 체중이 가장 적게 나가는데, 그땐 왜 그렇게 몸이 무겁게 느껴지던지"라며 속상해했다.
결국 순위는 더 밀렸다.
그의 목소리엔 긴장감 탓에 첫 올림픽 경기, 그것도 안방에서 제기량을 보이지 못했다는 자책이 줄곧 묻어났다.
"올림픽이 끝나면 지금만큼의 관심이나 지원은 받지 못할 테고, 뭘 보여줘야 이어질 텐데…부담감이 커요."
처음에 함께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가 버티지 못하고 떠나면서 홀로 남은 그는 '1호'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지며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노르딕복합 대표 '1호' 박제언 "첫 도전은 실망만… 그래도 다시"](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PYH2018021426420001301_P2.jpg)
이번 올림픽에서 기술담당 코치로 그를 지도하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요우코 카르야라이넨(핀란드) 코치는 지난해 11월에야 합류했다.
외국에서 연습이나 경기를 마치고 동료끼리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을 보면 부러움과 외로움이 몰려오기도 했다.
박제언은 "성적도 안 나오고 하다 보니 즐기지 못하고, 그런 게 쌓이니 밝고 당차던 성격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외로운 도전 끝에 받아든 첫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박제언은 오는 20일 라지힐/10㎞ 경기에 다시 나선다.
"나도 월드컵에서 메달까지 따고도 첫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긴장해서 완전히 망쳤다"는 카르야라이넨 코치의 격려 속에 그는 후회 없는 도전을 다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제는 맘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경기는 잘하든 못 하든 한 번 해볼게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