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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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이가 잘 던지고, 영미가 잘 스위핑하고, 경애가 잘 읽어줘서 더블 테이크아웃(한 번에 상대 스톤 2개 쳐내기)했을 때가 가장 짜릿했어요."

여자컬링 대표팀이 1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1차전에서 세계랭킹 1위 캐나다(스킵 레이철 호먼)를 8-6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첫 승을 가져갔다.

경기 후 밝은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스킵 김은정은 "우리 샷에 집중한 게 승리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컬링의 세계랭킹은 8위로 캐나다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팀 킴'은 캐나다를 상대로 위축되지 않았다.

한국은 김은정 스킵(주장)을 비롯해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그리고 후보 김초희까지 모두 김씨여서 팀 킴으로 통한다.

김은정은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어서 더 긴장했지만, 집중해야 할 것은 제 샷과 팀워크라고 생각했다"며 "캐나다가 강팀이지만 특별히 캐나다를 대비해 연습하지는 않았고 우리 자신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호먼이 이끄는 캐나다팀이 강팀이라는 점에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은정은 "호먼은 엄청나게 잘하는 팀이다.

하지만 지난달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호먼 팀을 이기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며 "컬링은 결국 자기 샷을 해야 이긴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로 팀 킴과 호먼 팀의 상대 전적은 4승 4패가 됐다.

김은정은 "초반에 걱정한 것보다 샷이 만족스러웠다.

후반에 판단 실수로 정교하지 않은 샷이 나온 것은 아쉬웠다"고 말했다.

8엔드 다득점 기회에서 마지막 샷 실수로 1득점에 그친 순간을 곱씹은 것이다.

하지만 통쾌하고 짜릿한 샷도 있었다.

김영미는 "5엔드에 스틸(선공 팀이 득점)한 샷이 가장 짜릿했다"며 웃었다.

2-1로 앞선 5엔드, 캐나다의 후공이었음에도 한국이 2점을 스틸했다.

김은정은 마지막 스톤으로 하우스(표적) 중앙(버튼)에 있던 캐나다 스톤 2개를 쳐냈다.

캐나다 호먼의 마지막 스톤은 버튼을 그냥 스쳐 지나갔고, 한국이 4-1로 앞서게 됐다.

김영미는 "은정이의 마지막 샷이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들어 가서 더블 테이크아웃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은정은 "영미가 잘 닦아줬다"고 화답했다.

둘을 지켜보던 김민정 감독은 "은정이 잘 던지고, 영미가 스위핑을 잘했다.

하우스에서 아이스를 잘 읽은 경애도 콜을 잘했다"며 "이런 걸 팀 샷이라고 한다"고 대견해 했다.

김은정은 캐나다를 꺾은 의미를 묻는 캐나다 기자의 질문에 "캐나다는 워낙 강한 팀이고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이겨서 기분을 좋다.

하지만 첫 경기를 잘 풀었다는 안도감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