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뒤섞여 빠져나온 뒤 서브웨이·맥도날드 찾아

미국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에서 모두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 참극을 벌인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가 끔찍한 범행 직후 대피하는 학생들과 뒤섞여 학교에서 빠져나온 뒤 태연하게 인근 대형마트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음료수를 사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워드 카운티 셰리프국의 스콧 이스라엘 국장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크루스가 학생들 사이에 끼여 도망쳐 나온 다음에 근처 월마트에 갔고 매장 안에 있는 서브웨이 패스트푸드점에서 음료수 하나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장은 크루스가 그 다음에 걸어서 맥도날드 매장에도 들어갔다고 말했다.

크루스는 맥도날드 매장을 떠난 뒤 40분가량 지나 한 명의 경찰관과 맞닥뜨렸고 이 경찰관에 의해 체포됐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크루스의 공판 서류에 따르면 크루스는 체포된 다음에 자신이 학교 교정에 들어갔던 총격범이며 복도에서 보이는 학생들을 겨냥해 총을 쐈다고 형사들에게 진술했다.

크루스의 체포 진술서에는 "학교 캠퍼스에 추가로 탄환들이 꽂힌 탄창을 들고 갔다.

그걸 공격을 시작할 때까지 백팩에 숨겨놓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일간 USA투데이는 전했다.

크루스의 재판을 맡은 킴 테레사 몰리카 판사는 17건의 살인 혐의를 받는 그에게 보석금 없는 구금을 명령한 상태다.

이날 재판 전에 국선변론을 맡고 있는 변호사 고든 위크스는 "용의자가 짧은 시기에 감정적 상처를 받아 깊게 좌절한 아이"라고 표현했다.

법정에서 그의 옆에 있던 멜리사 맥닐 변호사는 크루스가 구치소에서 자살 가능성 때문에 감시받고 있는 상태라면서 "정신적 문제와 우울 등으로 부서진 아이인데, 지금 일어난 일들을 인지하고는 있다"라고 말했다.

크루스는 전날 가스 마스크와 AR-15 반자동 소총, 다량의 탄창 등을 갖고 학교에 갈 때 차량호출업체 우버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크루스가 스마트폰의 우버 앱으로 차량을 불러 타고 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